뭔가 불안할 땐 글쓰기를 압도적으로 늘리기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불안'은 삶의 미덕이다.
내가 나를 위해 스스로, 미리 걱정해 주는 고마운 감정이다.
물론, 이러한 감정이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함'은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움직임'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사전 준비이기 때문이다. 불안해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불안에 영혼을 잠식당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말해, 불안을 잘 받아들이고 움직이면 '불안'은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러한 '에너지'는 우리네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떠한 움직임을 결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 앞에, 길은 두 갈래가 된다.
'소비적인 움직임'과 '생산적인 움직임'.
'불안'은 사람을 소비적으로 만든다.
불안하여 먹거나, 피우거나, 마시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건 아니다. 사람은 불안하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려 한다. 먹거나 마시는 건 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이며, 피우는 건 긴장을 경감하고자 함이다. 다만, 이것은 소비적이며, 지나치면 중독과 욕구를 채운 뒤 오는 허탈함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비적인 움직임은 '쉬운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쉬운 선택'은 대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생산적인 움직임'은 무엇인가.
불편하다. 귀찮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마음이 불안한데 독서가 잘 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독서를 한다는 게 맞는 것인가?... 란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초반의 지루함을 견디고 나면, 어느새 책 속으로 빠져들고, 생각과 마음은 안정된다. 모르는 게 아니다. 등산도 그렇고 산책도 그렇다. 막상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기대 이상으로 편해진다는 걸 안다. 다만, 순간의 선택과 결심이 쉽지 않을 뿐이다.
뭔가 불안할 때.
그래서 난 글쓰기를 압도적으로 늘린다.
직장인으로서 글을 쓰니, 사람들이 그럴 시간이 있냐고 비아냥 대기도 한다.
내 대답은, "스트레스받는 만큼, 업무에 대한 고민의 크기만큼 써요. 그래서 글을 많이 씁니다."다. 이는 그들에 대한 또 하나의 비아냥이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불안하면, 나는 피우고 마시고 먹는 것보다 쓰기를 선택한다. 쉽지는 않다. 귀찮다. 그러나 이것만큼 나에게 위로와 안정을 가져다주는 움직임이 없다.
글을 쓰면, 세상을 향하던 손가락을 접게 된다.
손가락을 접으면, 비로소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를 돌아보면, 흔들리는 이유와 불안의 요소를 마주하게 된다.
'소비적인 움직임'은 대개 불안을 회피하려는 기제다.
회피된 불안에 명약은 없다. 불안은 마주해야 한다. 마주하여 이야기해야 한다. 불안은 어디에 상주하는가. 내 마음과 감정에 있다. 그렇다면 그 속으로 나는 들어가야 한다.
불안할 때, 어떠한 움직임을 압도적으로 늘릴 것인가.
선택해야 할 때가 되었다.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방법이다. 이것을 왜 이리 늦게 알았을까...라는 푸념이 나오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라는 감사함도 함께다.
불안이 가득한 하루.
계속하여 쓰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