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부조리스러운 부조리 예찬>
실제든, 상상 속에서든.
나는 허공에 삿대질을 해댄다.
부조리한 삶에 대한 저항.
반항. 다툼. 증오. 분노. 그러한 것들을 담아.
그렇다면 왜 '허공'인가.
'허공'은 비어 있는 공간이다. 아무것도 있지 않은 상태. 이는 '익명'을 상징한다. 또는 '부존재',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음'을.
내가 생각하는 '절대자'의 모습이다.
우리를 삶이라는 부조리에 내던진 자. 영문도 모른 채 숨 쉬게 만든 자. 그 숨을 기어이 끊는 자. 죽음이라는 숙명을 선사한 자. 그러나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자.
그렇다면, 그는 허공에 있지 않을까.
나는 그의 멱살을 붙잡아 따져 묻고 싶다. 왜 태어나게 했는지. 왜 기어코 태어난 자를 죽이는지. 허공에 삿대질을 여러 번 하고 깨달은 건, 나는 그의 멱살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며 잡았다 한들 따져 물은 것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허공에 삿대질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 차 있고, 부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므로. 삿대질을 하지 않으면 그분을 다 삭일 수가 없다.
만약, 허공에 삿대질을 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
함께 그 삿대질을 멈추지 말자고.
그렇게 서로를 다독이고자.
- 라이프 인사이터 스테르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