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습도, 날씨가 요동하며 오가는 어느 즈음을 사람들은 '계절'이라 칭한다. 계절은 우리네 인생과도 맞닿아 있다. 흔히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삶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이어 그것을 비유하는데, 그 비유는 참으로 찰떡이다. 흥망성쇠란 말과도 비슷하고, 기승전결이란 표현과도 어찌 그리 잘 맞는지.
시간과 같이, 계절은 붙잡을 수 없고 막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계절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그것에 적응하는 것이다.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는 것은 받아들임과 적응의 단계다. 때로 우리는 계절에 저항하기도 하는데, 저항은 벗어나거나 극복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절망이 열망으로 바뀌며 일어나는 잠시의 감정이다. 따뜻하게 집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겨울이 아닌 것이 아니고, 에어컨 앞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고 해서 여름이 오지 않은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