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자기 계발의 정석>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잠시 잠이 들 뻔했다.
아니, 어쩌면 자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래의 대사를 들었을 때 나는 거하게 뒤통수를 맞으며 깬 사람처럼 얼얼한 기운을 맛보았다.
“재능이란 게 뭐 별것 있나. 자신을 믿는 게 재능이지. 지금 자네 눈앞에서 흐릿하게 어른거리는 게 있다고 했지? 그걸 믿고 가. 그게 누구 딴사람 머리에서 나와서 어른거리는 게 아니잖아.”
- 감독 신상호 -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모두 애매하다.
성공과 함께 그 애매함은 해소되며, 아이러니하게 실패 후에도 애매함은 해소된다. 그러니까 내가 가진 재능이, 내가 해 나아가고 있는 것들이 유용한 것인지 아니면 무용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근거는 결과에 따라 갈린다. 삶이 그저 쉽지만은 않은 것이, 결과는 때로 과정이 되고 과정은 또 어느 하나의 결과이기 때문에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지를 가늠하기가 곤란하다.
혼란함과 곤란함 속에 나는 스스로 회의한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걸까.
내가 가진 재능이 애매한 건 아닐까.
그저 어느 범주 안에서 깨작깨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왜 나는 성공한 어느 누구처럼 대서특필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더 혼란해진다.
언젠가 택시에 타 기사님의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플루트를 배우러 영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지금은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며 무얼 믿고 플루트에 모든 걸 쏟아부었는지 그저 후회가 된다는 말이었다. 기사님을 동정할 새도 없이 덜컥 겁이 났다. 내가 믿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의 끝이 아무런 상관없는 일로 귀결되면 어떡하지?
'자신을 믿는 게 재능'이라는 말을 듣고는 갑작스러운 영감이 솟구쳐 올랐다.
그래, 재능이 애매하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믿는 믿음의 정도가 애매한 거겠지. 노트를 펼쳤다. 평소라면 자판을 두들겼겠지만, 진심과 온 힘을 담아 꾸역꾸역 쓰고 싶었다.
* 한 글자라도 날아갈 가... 노트에 휘갈겨 쓴 것을 다시 이곳에 적는다.
애매한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 때, 재능이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 때.
그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것.
수용하고 포용할 것.
그 어떠한 못난 모습일지라도.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더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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