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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의 시대 (의미 있는 방전을 하고 있을까?)

<스테르담 자기 계발의 정석>

by 스테르담
바야흐로 충전의 시대다.


충전을 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집을 나선다고 생각해 보자. 길든, 짧든. 어딘가로 향하는 우리는 외출을 하는 그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충전이다. 휴대폰, 이어폰, 카메라 그리고 이동 수단인 자동차까지. 배터리가 그 한계를 드러낼까 보조 배터리를 위해선, 충전을 위한 충전을 해야 하는 시대다.


그렇다면 왜 충전의 시대가 된 것일까?

배터리가 닳을 걸 불안해하면서도 굳이 배터리를 충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시작점은 불편으로부터의 자유다.

인류는 불편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여러 시도를 해왔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편은 과거 더 큰 불편으로부터의 개선점이라 볼 수 있다. 배터리와 충전은 어떤 불편으로부터의 해방을 시도한 것일까? 그것은 '선(線)'이다. 유선으로부터의 자유. 휴대폰과 이어폰 그리고 카메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엔 TV와 모니터, 선풍기와 온열 제품 그리고 청소기 등도 유선으로부터의 자유에 동참하고 있다. 지금에야 그것들을 충전하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유선으로 걸리적거리던 과거를 떠올려보면 진일보한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엔 자동차를 충전하는 트렌드가 대세다.

이것은 유선으로부터의 자유는 아니다. 자동차 충전의 핵심은 재미와 효율이다. 재미는 어렸을 적 우리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으로부터 유래한다. 배터리를 넣어 굴러가던 장난감이 현실이 되니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전기 자동차의 시승기를 보면 이것은 이동수단이 아니라, 마치 어른들의 장난감처럼 다루어진다. 실제로 테슬라 자동차 안엔 게임 기능이 있어,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신난 아이처럼 자동차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불어, 경유와 석유로 굴러가던 자동차의 매연과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의도, 그리고 좀 더 경제적인 비용을 추구하는 복합적 효율을 달성하려는 데에서도 이 트렌드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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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이 필요한 존재는 따로 또 있다.


사실, 진정한 충전이 필요한 존재는 따로 있다.

바로 '사람'이다. 20년이 훨씬 더 지난 과거에, 나는 아이디어 공모전에 '사람 충전'이란 콘셉트로 입상을 한 적이 있다. 미래의 발명품에 관한 과제였는데, 내 두 발을 충전 단자에 올려놓고 외출 후 돌아오면 온몸과 마음이 충전되는, 사람을 위한 충전기를 발명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우리 몸 어딘가에 충전 단자가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각자를 충전하는 방식이 있다.

신체와 정신은 배터리와 같이 소진되기 십상이고, 충전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신체적으론 음식과 잠을 통해 충전을 한다. 정신적으론 독서나 글쓰기, 명상과 같은 자기 계발을 통해 충전한다. 아마도 그것들을 잘 구조화해 놓는다면, 그것은 '충전기'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충전기가 꼭 기계 모양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우리 몸엔 그것과 연결되는 단자가 있어야 한다는 건 그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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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작가, 강연가의 페르소나를 쓰고 있습니다. '강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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