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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대답형 인재 말고, 질문형 인재가 되어라.

<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by 스테르담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다.

미국 대통령이 환대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한국 기자에게 특별히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순간 영원과도 같은 정적이 흘렀고, 오히려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 같다며 민망하다는 농담을 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한 중국기자가 손을 들었고 질문의 기회는 그에게 넘어갔다.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자들을 탓했다.

너도나도 비하하는 말로 우리나라 기자들을 폄하하고 매도했다. 그런데 말이다. 아빠는 한국 기자에게 비난을 했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들이라면, 그리고 저라면.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바로 질문을 할 수 있었을까요?


(고백하건대)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라고 볼 때, 아빠는 쉽사리 질문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내 질문이 맥락에 맞을까?

내 질문이 좋은 질문이 아니면 어쩌지?

혹시라도 콩글리쉬라도 튀어나오면 어떡하지?

다 끝나가는 분위기에 이 질문이 과연 적절한 걸까?


이런 고민을 뇌 속에서 되뇌고 있을 때, 아마도 중국 기자는 어느새 손을 들었을 것이다.


우리의 문화와 교육 환경을 보면, '질문'보다는 '대답'을 더 많이 요구한다.

시험이라는 문제에 '대답'을 잘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회. 즉, 우리는 '대답형 인재'로 자라왔다. 대답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내 생각보다는 틀에 맞는 대답을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사회가 용인하는 '정답'이기 때문이다.


아빠는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우리는 '대답형 인재'로 살아야 할 때가 분명 있다. 그래야 시스템이 돌아간다. 개별 주식이 지수를 이길 수 없듯, 개개인은 (사회적)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 시스템이 원하는 대답을 해야 할 때가 더 많다. 다만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은, 그 안에서도 질문을 하며 살고 있느냐란 것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는 정답을 말하려 애쓰더라도, 그 외의 시간이나 오롯이 나 혼자 있는 시간엔 질문을 해야 한다.

대답하느라 옅어지는 자신을 추켜세우고, 내 삶의 주도권을 좀 더 갖기 위해서다. 거창한 질문일 필요 없다. 나의 마음이라는 호수에 '왜'라는 돌을 던지면 된다. 그 파동과 물결을 잔잔히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아빠는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를 가두었던 이우진의 대사를 들었을 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이 얼얼했던 기억이 난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 찾는 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란 말이야!

- 영화 올드 보이 中 -


우리는 '대답형 인재'로 살아오느라 많은 수고를 했고, 또 하고 있다.

이젠, 내 인생을 위해 '질문형 인재'로 더 수고해야 한다. 위의 대사처럼, 질문을 잘해야 할 것이다. 대답만 하느라 떨어진 질문의 감을 어서 다시 찾아야 한다.


대답은 (먹고살기 위해) 영혼 없이 할 때가 있더라도, 질문엔 (존재로 살기 위해) 영혼을 담아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 '정답'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정답이 나에겐 오답인 경우가 많고, 내가 생각한 정답을 세상이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인 볼테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을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판단하라!


볼테르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스스로를 판단해야 한다. 남을 판단할 때가 아니다. 답을 모를 땐 질문을 바꿔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할 때, 우리는 정답보다 나은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대답은 지금까지 것들로 이미 충분하다.

이젠, 무어라도 스스로에게 질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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