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행복론>
행복은 숨은 그림 찾기와 같다.
일상은 한 폭의 그림이고, 그림 속 사물과 사람 사이에 교묘하게 생성되는 어느 형상들은 흥미로운 문제(Quiz)가 된다.
숨은 그림 찾기를 그리는 사람으로 빙의해 보면, 의도한 문제와 그러하지 않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의도된 숨은 그림을 찾기 위해선 기획을 하거나, 있는 공백을 억지로라도 끼워 맞춰야 한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형상은 모든 조합이 자연스레 어느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낸다.
행복도 그렇다.
의도한 행복과 의도하지 않은 행복이 있다. 의도한 행복은 예측이 가능하다. 내가 이걸 하면, 저걸 먹으면, 어딜 가면, 누구를 만난다면 기분 좋고 행복할 것이란 걸 안다.
반면, 예측하기 힘든 의도하지 않은 행복은 기대하지 않은 선물과 같다.
꼭 무얼 하지 않아도,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난 후에도, 평소엔 먹지 않던 걸 먹었을 때에도, 친하지 않은 누군가를 만나도... 행복이란 게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내 기억으론, 숨은 그림 찾기의 문제는 대개 10개 내외였던 것 같다.
숨은 그림을 찾는 동안은 잠시 현실의 고단함을 잊을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건, 여느 게임의 그것과 다름없다. 어느 그림은 너무나도 쉽게 찾아지고, 또 어느 것은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너무 쉬우면 재미없고, 너무 어려우면 또한 재미가 없는데 적당히(?) 어려운 문제가 뭔지 모를 활력을 가져다주는 건, 삶에도 적용되는 생리적 메커니즘이다.
그림을 다 찾고 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깨닫고야 만다.
숨은 그림을 찾는 그동안은 깨닫지 못했던.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가고, 무언가를 찾아 성취하고 이루면 그것이 행복이라 느꼈던 것에 대한 심리적 배신감.
내가 찾고 있는 건 무엇일까.
내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어쩌면 행복은 숨어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숨어 있지도 않은 걸 찾는 어리석음과.
문제가 아닌 걸 문제라고 생각하는 우둔함.
어느 형상과 어느 형상, 어느 상황과 어느 상황 사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어느 희미한 개념과 기분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이... 혹시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어제보다는 오늘, 조금 더 진지하게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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