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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시티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것

<진짜 멕시코 이야기>

by 스테르담

이른 아침, 집에서 사무실로 향하는 도로는 자동차 전용으로 깔려 있다.

도로 상태가 썩 좋지 못하여, 때론 타이어 펑크로 이어지기도 한다. 비가 온 다음, 그 위를 트럭이 지나가면 여지없이 포트홀이 생긴다. 한두 번, 다른 차들이 포트홀에 빠지고 나면 구멍은 더 커져 다른 차의 바퀴를 망가뜨리는 지경에 이른다.


약 20분이란 시간을 그렇게 자동차 게임(?) 하듯 운전하여 사무실로 향한다.


자동차 안에서는 언제나 현지 라디오를 듣는다.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함이다. 이제 어느 정도는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부임한 후, 듣기와 말하기 모두에 도움을 준 건 다름 아닌 라디오였다.


멕시코 시티엔 약 천만명의 사람이 산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비슷하다. 그러나 절대 규모가 다르다. 전체 인구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 인구의 20%가 서울에 사는 것이고, 멕시코 시티는 전체 인구의 8.3% 수준이다.


재밌는 부분이 있다.

멕시코 시티의 라디오 청취율은 11%로 멕시코 내에서 단연 1위다. 가장 높은 시간대의 청취율은 19%에 달한다. 그런데, 2위인 티후아나 도시의 라디오 청취율은 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교통 체증'이다.

멕시코 시티의 교통 체증은 악명 높다. 전 세계 Top 10안에 든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는다. 대개의 라디오 청취율은 집이 아닌 자동차 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출퇴근 모두를 멕시코 시티 라디오와 함께 하다 보면, 다양한 것을 듣는다.

경제, 정치, 사건 사고와 같은 뉴스는 우리네와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다른 건, 유독 마약에 대한 상담 광고가 많다는 것이다. 마약이 당신을 죽음에 이를 수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 번호로 전화하라는 캠페인 광고가 생각보다 많이 들려온다.


멕시코엔 'CONADIC (National Commission Against Addictions, 중독방지국가위원회)'가 있다.

정부 차원의 중독 예방 캠페인을 주도하며, 라디오 광고를 통해 캠페인을 전개한다. 통계상으론 8.4%의 멕시코 인구가 불법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통계는 통계일 뿐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마약과 중독의 위험에 속해 있다.


사실, 라디오 광고의 대부분은 '소비재'에 대한 것들이다.

백화점이나, Sam's Club이나 또는 Walmart와 같은 할인 및 최저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두세 개의 광고 뒤엔 늘 마약 및 중독 방지 캠페인이 뒤를 반복하여 잇는다. 물론, 이 외에도 상식에 대한 이야기나 콘서트 정보 등을 듣게 되기도 하지만 어쩐지 기억에 남는 건 중독 캠페인이며, 이걸 듣다 보면 내가 멕시코에 있긴 하는구나... 란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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