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생일 축하해~!
멕시코에선 스페인어로 생일 축하 인사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Feliz cumpleaños! (펠리스 꿈쁠레아뇨스!)
'Feliz'는 영어의 'Happy'와 같다.
'cumpleaños'는 직역하면 '해(año)를 채우다(cumplir)'란 말이 된다. 'Cumplir'가 '이행하다, 완수하다, 채우다, 달성하다'란 뜻이기 때문이다.
그저 습관적으로 축하를 하다 그 뜻을 헤아리고 잠시 멈칫했다.
영어 표현도 그렇고, 우리네 '생일(生日)'은 '태어난 날'을 축하한다. 태어남이 곧 축복이라는 정서에 기반한 표현이다. 그런데 멕시코에선 스페인어로 '해를 채운 걸 축하해'가 되는 것이다.
태어난 날 보다, 한 해를 채운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는 말이다.
왜일까?
멕시코에선 삶의 여정에서 한 해를 성공적으로 마감한 성취에 초점을 둔다.
'시간의 흐름과 성숙'을 더 강조하는 문화에 기반한다. 개인이 한 해 동안 경험하고 배우며 성장한 것에 대한 축하와 인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또한 가족과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멕시코 문화에 있어, 이러한 '연속성'은 옛 시절 사망률이 높았던 때의 잔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100일과 돌잔치 등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요악하자면, 한국의 생일이 '탄생의 경이로움과 새로운 생명의 시작'에 초점을 둔다면, 멕시코는 '인생의 한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한 축하와 감사에 더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
P.S
정말 재밌는 모습 하나.
멕시코는 '친구(Amigo)' 문화가 있어,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를 편하게 대한다. 어느 날은 나이가 같은 두 동료에게, '너희 동갑이지?'라고 물었는데... 대답이 놀랍고도 흥미로웠다.
"아니, 내가 얘보다 6개월이 빨라..."
즉, 자신이 상대방보다 (생일을 기준으로) 6개월의 삶을 더 채웠다는 뜻이고, 또한 나이가 같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언제나 흥미를 유발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당연한 것 같아 보이는 것에 질문을 던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