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멕시코 이야기>
'힘내'란 말은 어느새부터인가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다.
'힘내'란 말 자체가, 힘없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니라는 정서가 대두되면서다. 살짝 그 말에 동의할 뻔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지인에게 '힘내'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찾다가 포기하게 되면서 결국 나는 그에게 '힘내'란 말을 했다.
불편하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자칫, 성의 없어 보이는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외도가 왜곡되진 않으면 좋겠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엔 개입할 수 없고, 그들이 느끼는 모든 걸 다 알 수 없다. 내 힘든 마음을 100% 알아줄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제대로 된 위로를 할 수 없다. 다만, 진심으로 상대가 그 어려움을 잘 이겨내거나, 받아들이거나, 어둡고 긴 터널을 잘 지나가길 바라는 선한 의도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담아낼 수 있는 말이 바로 '힘내'인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멕시코에서는 '힘내'란 말을 어떻게 할까?
'힘내'란 말부터, '파이팅!'과 같은 표현도 있어 친구들끼리 웃으면서 나눌 수 있는 표현을 살펴보자.
사무실에서 나는 멕시코 현지 팀원들에게 '파이팅!'과 같은 표현을 많이 쓴다.
업무 지시를 한 후에 이 말을 하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가 반전된다. 이 말을 하는 순간 모두가 웃는다.
¡Ánimo! [아니모]
(표준 스페인어에서도 쓰이지만, 멕시코에서도 흔함. "기운 내!" 뉘앙스)
'Animar'란 단어를 번역기에 넣으면, 영어로 'Encourage'란 말로 해석된다.
병문안 시: "¡Ánimo! Espero que te mejores pronto."
("힘내! 빨리 낫길 바라.")
실패한 친구에게: "Perdiste el partido, pero ¡ánimo! La próxima lo harás mejor."
("경기 졌지만, 힘내! 다음엔 더 잘할 거야.")
위 표현이 '파이팅'에 가깝다면, 앞서 말한 '힘내'란 말은 멕시코 스페인어로 어떻게 말할까.
¡Fuerza! [푸에르사]
(직역 "힘!", 어려운 순간에 "견뎌내!"라는 의미)
'Fuerza'는 영어의 'Force'와 같다.
말 그대로 '힘!!!!'이란 표현이니, 우리네 '힘내'와 같지 않을까.
이 밖에도 다양한 표현이 있다.
¡Échale ganas! [에찰레 가나스]
(가장 멕시코 스러운 표현, "의욕을 내!" "열심히 해!" 뉘앙스)
¡Vamos! [바모스]
("가자!"지만 맥락에 따라 "힘내!" "할 수 있어!"로도 쓰임)
¡Tú puedes! [투 뿌에데스]
("넌 할 수 있어!"라는 직접적인 응원)
¡Ándale! [안달레] (멕시코 특유의 표현)
("어서!" "빨리!"지만 응원 시 "자, 힘내!"로 쓰임)
내가 가진 멕시코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유쾌하고 개방적이며,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친구와의 정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위로의 말이 다양하며, 함께 힘내자는 표현도 꽤 흥미롭다.
스페인어를 말하는 친구가 있다면, 위 표현 중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골라 말해주는 건 어떨까.
언어와 표현을 뛰어넘는 '진심'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