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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스테르담 삶의 지혜>

by 스테르담
무인도에 떨어지면 미키마우스를 그려라.
구조대보다 디즈니가 먼저 저작권 침해로
당신을 잡으러 올 것이다!


모든 농담엔 뼈가 있습니다.

아니, 농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디즈니에게 있어선 말입니다. 이는 디즈니의 저작권 보호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면면입니다. 디즈니의 캐릭터,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저작물은 디즈니의 지적 재산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이를 무단 사용하거나 복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저작권은 창작자의 피와 땀, 정신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1710년 영국 '앤 여왕 법령'으로 시작된 현대적 저작권 제도는 '창조물은 창조주의 것'이란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창작자의 인격 및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고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근본 목적으로 합니다. 이는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창작자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으며, 이용자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창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겁니다.


TV를 보다 보면, 저작권을 가진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저작권료로 먹고살 걱정이 없다는 사람도 있고,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 연금을 받는다는 가수의 소식도 듣습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언젠가, 나도 나만의 창작물에 저작권을 등록해 봐야겠다는 바람도 생겨납니다.


저 또한 직장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저작권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펴낸 책이, 내가 내어 놓은 강연과 이론들이 함부로 도용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미 저의 글이나 강연법이 도용당한 사례가 있어, 더 그러합니다.


그러다 문득, 나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란 질문을 던져봅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우리 자아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고, 자신의 저작권은 나 자신에게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정말 떳떳하게 우리 자신의 저작권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대가 수상합니다.

풍요로워 보이지만 무언가 허전합니다. 성공의 방식들이 난무하지만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부족한 것 없지만 괜스레 공허합니다. 인디언은 말을 달리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저 멀리 뒤떨어진, 자신의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함입니다. 산 꼭대기의 깃발을 거머쥐면 행복할 것이라 믿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우리입니다. 깃발을 쥐고 난 후, 자아가 없음을 깨닫습니다. 무얼 해도 마음이 허전한 이유입니다. 나를 위해 살았는데, 정작 나는 없는 블랙 코미디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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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편의 소설이다.
- 발자크 -


프랑스 작가인 발자크는, 우리네 인생이 한 편의 소설이라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의 하루는 어쩌면 소설의 한 장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자, 그렇다면 이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는 누구일까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 삶을 대신 살아줄 순 없습니다. 고로,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을 써 나아가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우리 삶을 써 나아가고 있는 작가이고, 우리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입니다.


소설의 핵심 주제는 '자아'입니다.

나 자신을 모른 채, 소설을 이어나갈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이 세상과 시대는 자아를 돌아볼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걸 방해하면 방해했지, 협조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소비자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줄이고, 감정을 자극하여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적입니다. 원하지도 않는 걸 사고, 짧은 동영상에 몇 시간이고 잡혀 있다 보면 자아를 잊게 되고, 소설의 장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제는 '자아'를 찾을 때.
'자아'의 저작권을 지켜야 할 때.


'예술가의 최초이자 최후의 작품은 자기 자신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한 말입니다. 앞서 언급한 발자크의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내가 만든 노래와 글, 그림과 콘텐츠는 저작권협회가 지켜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네 삶과 자아의 저작권은 누가 지켜줄 수 있을까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아의 저작권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생각해 볼까요. 무언가를 지키려면, 지켜야 할 것이 무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아'를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내 자아는 어떤 상태인지, 내가 쓰려고 하는 인생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그것에 담고 싶은 나의 철학과 생각은 무엇인지를 말이죠.


'나 자신'은 누구보다 '나'에게 뛰어나야 합니다.

뛰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의 삶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카피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 삶을 스스로 주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하려면, 쓰고 읽고 걷고 사색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간이 많을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더 잘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아는 어느 누구에게도 침해당해서는 안됩니다.

인격적인 공격을 받을 때, '자아'를 지켜낼 수 있는 건 평소에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는 가에 달려 있습니다. '나'라는 작품의 모든 권리는 오롯이 나에게 있습니다. 평소에 내 삶을 작품이라 여기고, 그것을 어떻게 훌륭하게 써내고 마무리할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있다면, 삶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감은 커갈 것입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만드는 훈련을 해야 하고, 이는 '자아'를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또 하나.

나의 자아와 저작권이 중요하다면. 타인의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또한 누군가의 자아를 침범하거나 무단 도용해선 안됩니다. 함부로 남의 삶을 재단하거나, 멋대로 판단하거나, 허락 없이 그들의 삶을 답습해선 안됩니다.


무단 복제, 배포, 개작의 금지.

저작권의 개념은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아주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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