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든 꼴을 보아하니, 당신도 다름없이 애처롭다.
무거운 마음을
끌어안고
잠들었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일어난 나는
누구인가.
세상에
홀려 버려진
이 끔찍한 운명이란.
왜 사는지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비밀에 꽁꽁 싸인
하루하루는
우리에게 형벌이다.
애초부터
공정하지 않은 게임.
긍정이란
단서를 붙들고 살다가도
사소한 것 하나에 쓰러지고.
희망이란 것에 굶주려
하루를 버티다가도
그것이 고문임을 깨닫는다.
행복이란 것에 취해
일분일초를 버티다가도
그것이 그리 길지 않음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서
난 묻고 싶다.
나는 왜 여기 있으며
왜 저기 있으며,
왜 거기 있었는지.
나는 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막상 행복이 있음에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수준의
존재인 건지.
알려주지 않고
시작된
이 공정하지 않은 게임은
그래서 인생이다.
있는지도 모르겠고
있어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당신.
어느 종교의
갖가지 이름 뒤에 숨어
우리를 염탐하는 당신.
그래서
난 다시 묻고 싶다.
당신은 누구인지.
당신은 무엇인지.
당신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당신은 누가 창조해냈는지.
당신이 불완전하게
만들어 놓은 나를 보며,
난 느낀다.
당신도 불완전 함을.
당신도 애처로움을.
당신도
공정하지 않은 게임에
영문도 모른 채
휘말렸음을.
나도,
당신도 안쓰럽다.
나를 만들어 놓은 꼴을 보니
그렇다.
내가 당신 앞에 가는 날,
나와 함께 같이 가자.
그리고 묻자.
나를 만든 당신,
당신을 만든 그 누군가에게.
이 공정하지 않은 게임의
끝은 무엇인지.
아니,
그보다 더.
이 공정하지 않은 게임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인생'이라는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면
그 답변을
과감하게 거부하자.
내, 당신보다
덜 살았지만
역사를 통해 배웠고
미래를 뻔히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여실히, 몸소 살아내고 있다.
'인생'이란
세상 그 어느 단어보다
무거운 현실이란 걸.
이것을 살아간 우리는,
이것을 이겨낸 우리는,
그렇게 따져 물을
자격이 있다.
나는 묻고 싶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질문을 적어 가고 있다.
각오하시라.
당신.
그리고 당신을 만든,
그 누군가.
끝나지 않을 질문들이
여기 도사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