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떠났었음을. 있어도 알아채지 못했음을.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어렴풋이 올라오는
낯선 아스팔트의 냄새처럼
너는 가끔 내 맘 속에
피어오른다.
다가오고
지나가는
계절처럼
너에 대한 상념이
나를 훑고 지나가는데,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
그 계절에 온전히 그것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네가 내 옆에 있을 땐 행복에 겨운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떠오르는 추억.
강렬했던 태양 속에 시원함이 있고
차가운 공기 속에 따뜻한 추억들이 가득했었지.
내 사랑하는 사람들
내 바라는 이념들
내 이루고 싶은 꿈들
모두 다 어디에 있을까.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理想)은
떠나버린 사랑과 같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도 같다.
그러다 문득,
나를 떠난 것들에 대해 원망하다가
나는, 내가 떠나왔단 걸 깨닫고 만다.
여름엔 더운 걸 만끽하고
겨울엔 추운 걸 느껴야지.
덥다고 투덜대고
춥다고 움츠러들지 말아야지.
낯선 아스팔트의 냄새가 올라올 때마다
내가 바라던
사람
바람
행복
느낌
추억
그 모든 것들은
이미 내 옆에 바로 있음을
부리나케 알아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