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멕시코 이야기>
평온함
때론,
'돌'로 태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고.
유유자적.
굴러다니는 대로.
깎이면 깎이는 대로.
네덜란드에 주재할 때였다.
사방이 운하였고, 사방엔 오리가 가득했다.
가족끼리 줄 지어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천적은 없었다.
오리들의 천국.
다음 생엔 네덜란드 오리로 태어나야지.
그러하였던 생각이
멕시코에선 길거리에 누운 개들을 보며 다시 떠올랐다.
어디든 누워 잠을 청하다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다시 잠을 청하는.
왜 그들만의 고충이 없을까마는.
일 년 사계절이 우리와 같지 않은 곳에서
그들의 평온함은
나에게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