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심리 에세이>
'일상'이란 말은 어느새 따분한 담론이 되었다.
지금에 집중하고, 일상에 감사해하라는 말은 닳고 닳아서 듣기에도 지겹다. 이미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점이나 자기 계발 그리고 과거 현자(賢者)의 말엔 어김없이 이러한 메시지가 들어 있고, 그것은 반복된다.
왜일까? 당연하고 지겨운 말이지만 'Working(작용)'한다는 뜻이다. 나는 부동산 불패도 믿지만, 자기 계발 불패도 믿는다. 이미 입증되었다. 앞서 말한 당연한 말이 아직도 통용되며,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 양산되고 유통될 것이 때문이다. 그러니까, 언젠가 누구에게는 당연한 말이 당연하게 들리지 않을 때가 분명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 그럴까?
일상을 빼앗겨 본 사람에게 그렇다.
대학 시절,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
내 실수로 일어난 일을 수습하기 위해 나는 경찰서와 병원을 들락날락거렸다. 괴롭고 미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그 모든 일은 잘 해결이 되었지만, 그때 가장 강렬했던 기억 하나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손톱을 깨물으며 간절하게 바랐던 것이다.
정말 너무나도 간절했다.
따분했던 일상이,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가던 힘든 여정이, 지루한 강의가, 그리 맛있지 않았던 학교 밥이, 지긋지긋한 시험이. 그 모두가 죽도록 그리웠다. 사무치도록 아련했고, 이번 한 번만 잘 해결되면 정말로 일상에 감사해하며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이미 결과를 예측했겠지만, 그 이후 나는 또다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살다가 일상을 빼앗겼을 때에야 비로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사람은 너무나도 우둔해서, 이것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있을 땐 모르고, 없어봐야 마침내 깨닫는. 아니, 깨달으면 다행. 그 소중함을 알아채지 못하고 괴롭게 살아간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일상은 때론, 조용하고 하찮아 보인다.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이유다. 그러나 막상 조용함과 하찮음이 사라지면, 헐레벌떡 그것들을 다시 찾아 나선다.
이제 나는 안다.
조용하고 하찮은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하찮고 조용한 것이 얼마나 최고인지를.
이제, 내 삶은 조용하고 하찮아도 괜찮다.
삶을 인위적으로 위대하게 만들고, 억지로 최고로 만들려 할 때.
조용함과 하찮음은 이내 사라지고.
남는 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할 것이라는 알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하찮은 오늘에.
나는 큰 행복감을 느끼며.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남긴다.
P.S
"삶을 사는 데는 단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적이 전혀 없다고 여기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