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잠시 차에서 잠이 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피곤함의 근원은 격무와 출장으로 인한 시차 적응 실패였다. 잠이든 동안 무언가 잠꼬대를 했던 것 같은데, 내 그것에 스스로 깰 정도로 크고 우렁찬 것이었다.
삶의 고단함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의욕도 떨어지고, 무기력해지고 그저 본능에 충실해지려 한다. 계획했던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고, 아예 계획조차 세우려 하지 않는 습관이 일상에 만연해진다.
이러할 때 사람은 양면성을 내비친다.
허무함의 늪으로 빠지는가 싶지만, 결국 다시 앞으로 나아갈 희망이나 근거를 찾는다. 찾아서 없다면, 아예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오늘이 내겐 그런 날이었나 보다.
일상에 흔하지가 않아서, 무언가를 보게 되면 옆 사람에게 또는 혼자의 마음에라도 그것을 가리키며 소리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무지개나 나비와 같은. "어, 무지개다!", "와, 나비다!".
오늘, 나는 나비를 보았다.
잠이 들었다 깬 차 안에서.
차 앞쪽엔 꽃이라고 하기에도 남루한 풀 몇 포기가 있었는데, 그 위에 나비가 날아든 것이다. 속으로 나에게 외쳤다, "와, 나비다!".
화려하지 않은.
아무 문양이 없는 작은 나비는, 필사적으로 날갯짓을 하여 기어이 날아다녔다. 그리곤 꽃인지 풀인지 모를 그 무언가에 잠시 앉았다. 고되 보였다. 고되니 잠시 쉬고 있는 것일 테지. 남의 모습 같지가 않았다. 안개가 뿌옇게 가득 찬 것만 같은 머릿속의 피곤함으로, 차 안에서 쓰러지듯 잠들어 있던 내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럼에도.
꽃을 찾아, 풀을 찾아 도심 곳곳을 다녔을 나비를 생각하니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비는 결국 꽃을 찾게 되어 있다.
결국 내가 찾아야 할 건 무엇일까.
뿌옜던 무리 속이 조금은 맑아진 느낌이었다.
시트를 올리고 바로 앉았다. 무언가 큰 힘이 난 건 아니지만, 작은 날갯짓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비를 보았다.
날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뭐,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