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한 단어] 물티슈

스테르담 에세이

by 스테르담

물티슈는 어느새 일상생활에 없어선 안 되는 중요한 물건으로 자리매김했다.

물티슈의 기원은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1958년에 한 미국 화학 공업자가 환자 간호나 위생 관리를 위해 발명했다.


우리나라엔 1980년대 초에 식당 등에서 물수건 대응이나 특수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지금과 같이 우리 생활에 깊이 침투한 건 2000년대 초다.


내 기억엔 정확히 언제부터 집 안 곳곳에 물티슈가 자리 잡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물티슈를 사용할 때 재밌는 습관을 하나 발견한 적이 있다.


얼룩이나 끈적임이 있어 물티슈 한 장을 뽑았는데, 나는 어느새 그걸 접고 접어 책상을, 바닥을, 여기저기 이곳저곳 먼지가 있는 곳을 닦고 있었다.


그것도 물티슈 한 장으로.

잠깐 무언가를 닦고 버리기가 정말 아까웠나 보다.


그런데 웃긴 건, 그 물티슈 한 통을 다 쓰기도 전에 말라비틀어진 물티슈를 마주해야 했다는 것이다.

집 안엔 이곳저곳에 개봉된 물티슈와, 어디 있는지 기억도 하지 못해 말라가는 물티슈가 있다. 심지어는 어느 가방 한 곳에 몇 개월 방치되었다 발견한 것들도 있다.


한 장이 아까워, 접고 접어서 닦던 내 모습은 어디에 있는가.

말라비틀어진 물티슈를 마주하다 보면 나는 잠깐 망연자실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아끼다 X 된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환경과 절약을 생각하면 가능한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으나, 이미 산 걸 제대로 쓰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것 또한 그리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삶의 언저리엔, 언제나 '적당히'란 말이 존재한다.

너무 아껴도, 너무 낭비해도 안 되는 그 사이 어딘가의 경계.


물티슈는 잘못이 없다.

자신을 희생해 모든 얼룩과 더러움을 안고 사라지는 그 고결함에 누를 끼치고 싶진 않다.


그저, 적당히를 모르는 나 자신을 반성할 뿐.

부족해야 할 때 부족하고, 과해야 할 때 과할 수 있는 삶의 지혜는 언제 얻을 수 있을까?


물티슈가 주는 메시지가.

오늘은 어쩐지 꽤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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