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지개, 아침 샤워, 아침 글쓰기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 스테르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침 눈꺼풀과 중력에 속박된 몸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 눈꺼풀의 무게는 정확한 수치로 표기된 건 없으나, 눈꺼풀을 덮기 위한 무게 추의 무게가 최소 0.6g이라고 하니 눈꺼풀의 무게는 그 이상으로 가볍다는 이야기다. 우리네 몸무게도 그렇다. 세계 최고 몸무게 기네스북 기록이 635kg이라는데, 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상상 그 이상일 지 모르지만 역사상 가장 큰 차량의 무게는 13,500톤인 채굴 굴착기다. 그럼에도 움직이고, 심지어는 지구도 자전과 공존을 하고 있으니 그 무게와 거대함 앞에서 사람의 체중을 거론하긴 얄팍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눈꺼풀과 출근이나 등교를 위해 일으키는 몸이 왜 가장 무겁게 느껴질까.

그곳에 '자아'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나 자신'이 있으므로, 그것을 느끼는 것이 다름 아닌 '나'이므로 일어나는 일이다. 눈을 떠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자도 자도 개운하지 않은 몸을 일으켜야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고로.

태산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중력보다 큰 몸을 가누는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아침의 무거움을 재빠르게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지개와 샤워다.

기지개와 샤워를 뒤로 미루면, 하루는 그만큼 늦게 시작된다. 평일이야 출근 시간에 쫓겨 어찌할 수 없지만, 주말이나 휴일엔 이 사실을 격하게 느낀다. 기지개와 샤워를 하는 그 순간이, 하루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니까.


여기에 또 하나.

나는 아침 글쓰기를 한다. 아침잠이 많은 나에겐, 평일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하여, 평일엔 출근길에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며 제목 짓기를 하는 정도. 주말이라면 좀 다르다. 거하게 늦잠을 자고도 싶지만, 어쩐지 하루를 늦게 시작하면 주말도 짧아진다는 강박 때문에 오히려 나는 이불을 박차고 기지개와 샤워에 돌입한다. 그리곤 바로 책상에 앉아 글 하나를 쓴다. 지금도 그러하고 있는 중이고.


기지개, 샤워, 글쓰기로 시작한 하루는 꽤 단단하다.

하고 싶은 일이 산더미인데, 정작 하지 않고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삶을 돌아보게 된다. 언젠가, 꿈이 아무런 걱정 없이 글만 썼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그러하지 못하는 나를 푸념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니, 보장된 주말에 보장된 수입에 보장된 시간에. 나는 아무 걱정 없이 단 몇 시간이라도,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거였다.


글쓰기는 나에게 많은 걸 깨우치게 한다.

깨우침엔 끝이 없다. 고로, 글쓰기에도 끝은 없다.


글쓰기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궁극의 수단이다.

생각과 마음을 기반으로 실행하는 고귀한 행위.


아침의 기적은, 점점 더 삶의 기적이 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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