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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9. 2015

당신은 '일'하기 싫은 게 아니다.

내가 하기 싫은게 정말 '일'일까?

어느 날 저녁.

음산한 기운이 등 뒤에서 느껴진다. 익숙하지만 매우 두렵다. 분명히 저 멀리 있었던 것 같은데, 여고괴담의 귀신처럼 어느새 내 바로 등 뒤에 와있다. 잠이 오지 않는다. 두려운 맘을 거두려면 잠을 자야하는데 오히려 더 잠이 오지 않는다. 내 등 뒤에 어느새 다가온 그것의 이름은 바로 '월요일'이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누군가는 비명을 질렀을지 모른다. 마음속으로라도. 왜냐하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매 주 겪는 일이고 끔찍한(?) 일이니까. 물론, 나 또한 다르지 않다.


이처럼 '월요병'은 불치병이고, 정말 그 충격(?)은 너무나 커서 사람들(특히 직장인...)의 의식 속에 커다란 멍자욱으로 지극히 새겨져 있다.


그런데, 찬찬히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는 왜 월요일을  싫어할까? 그러면 대답은 이구동성으로 나올 것이다.


"일하기 싫어서..."

어쩌면, 직장인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아, 일하기 싫어"일 것이다.

이쯤 되면, 최대의 피해자는 월요일인 듯하다.

'월요일' 자체가 싫은 건 아닐 텐데, '월요일' 너~어, 참  억울하겠다!


일전에도  이야기했듯이 회사는 "난 회사 체질이 아닌가 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또 재미있는 것은, 이와 같이 빗대어보면 결국 "일하기 싫다"라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가 매일 해야 하는 것은 '일'이라는 것이다. 체질도 아니고, 하기도 싫은 것들을 해야 하니 당연히 힘들지. 월요일이 싫지. 만사가 힘들지...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번 더, 딱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내가 하기 싫은 것은 정말'일'일까?


그럼, 만약 일을 하기 싫다면 나는 왜 직장을 다니는 걸까?


본질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일단 받아들여보자.


어느 날 TV 리모컨을 들고 전원을 켜려는데,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았다. TV가 켜지지 않는다.

그리고, 보고를 하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갑자기 나오는 블루스크린. 아니 리모컨이면 리모컨의 제 역할을 다 해야지, 얘는 왜이런대 갑자기? 노트북은 어떻고? 평소에 말 잘 듣다가 꼭 이럴 때, 지 역할을 제대로 안 하네... 그것도 꼭 필요한 순간에.


리모컨을 집어던지고, 노트북 블루스크린을 과감하게 깨부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생각해본다.

나의 '직업'은 직장인이고, 나의 '업'은 '일'인데 난 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나?


본질로 돌아가 보자.

우리의 '직업'은 직장인이고, 우리의 '업'은 '일'이다.


그리고 일단 받아들여보자. 우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인정할 건 인정 하자.


정말 '일'을 하기 싫은 걸까?


만약 우리가 회사에 갔는데 모두 당신의 말을 들어 주고, 모든 보고는 할 때마다 칭찬받고,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흥미로운 업무를 맘껏 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고속 승진에 승승장구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아, 일하기 싫어!"라는 말을 할까?

'월요병'이 있긴 할까?

아마, 회사에 출근을 못해서 안달 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정작 우리가 싫은 것은 '일'이 아닐 것이다.

업무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내 맘대로 안 되는 일. 사람들과의 관계 스트레스.  출근할 때 겪는 지옥철. 약속하나 제대로 못 잡는 불규칙적인 퇴근 시간 등.


어쩌면 우리가 하기 싫은 건 '일' 자체가 아니라, 일을 하며 겪는/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와 어려움에 대한 것들이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를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러고 있다.


가끔은 정면돌파가 답이다.


손자병법에 보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병법 중 으뜸이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정면돌파'가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지지부진하게 지속되는 어려움이나 문제와는 정면으로 싸워보는 것이 좋다.


"열심히 일 한 당신, 그리고 일에 지친 당신 떠나라!"는 마음으로 Refresh를 위해 여행을  다녀온 들, 사무실 복귀 후 1시간이면 우리는 이미 일하기 싫다며 일상에 찌들게 된다. 그러니, SNS에 멋들어지게 일을 떠나 여행을 간다고 써 놓고 돌아와서 금방 찌드는 반복적이고 회피적인 방법은 잠시 중단하고, 정면으로 문제와 맞서 보자. 나의 '일'은 무엇이고, 내가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하기 싫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안다. 직장이라는 곳 자체가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이 무수한 곳이고, 자존심은 짓밟히고 마음은 울어도 얼굴로는 웃어야 하는 곳이므로 쉽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맞서 보자.

그렇지 않으면 악순환은  계속된다.


나의 '일'을 정리해보고, 그 '일'을 방해하는 외부요인과 내부 요인에 대해 적어보고 고민하자.

그리고 나의 '역할'도 고민해보자.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의 대부분이 바로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우리의 '역할'과 '일'에  대해하기 싫다고만 생각하지, 그것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도 없는 보고서를 만들면서 정작 나의 '일'과 '비전' 그리고 '역할'에 대한, 나를 위한 보고서를 써 본 적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경쟁사를 이기고, 우리 전략을 펼칠까에 대한 고민을, 한 번은 우리를 위해 해보자.


나는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며, 어떻게 나의 '일'을 잘 하기 위해 힘을 다할 것인지, 어떠한 사람을 공략하고 나의 어떤 부분을 내세워야  할지... 어떻게 '일'을 재정의하고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을지...!


그러는 이 글을 쓰는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말하지 않아도 들린다.


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두 가지로.


첫째, 지금 상황 (직장인이라는 것, 그리고 나의 '업'은 '일'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둘째, 계속해서  끊임없이 나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 하루에도 몇 번씩을. 그리고 조금씩 정립해가고 있다는 것. 즐겨 나아가고 있다는 것.


끝은 없다. 모든 것이 '과정'이다.


나 또한 항상 고민하고 또 멘티에게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모든 것들이 '과정'이라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느낄 때" 글 참조)


그리고 유명 강사 김미경 씨도 이렇게 말했다.

어떠한 일을 할 때, 그것은 '하고 싶은  70%'와 '하기 싫은  30%'로 구성되어 있고, 이 30%를 죽어라고 해내고 뚫어야 70%의 하고 싶은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 '강의'이고, 가장 싫어하는 일이 '강의 준비'라고 했다. '강의 준비'를 해내야 '강의'를 할 수 있다는 매우 명료한 '예'다!)


내가 지금 일을 하기 싫어하는 이 처지(?)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인생은 처참해지고 현실은 부정하고 싶게 된다. 하지만 이를 '업'으로 받아들이고, '과정'이라 생각하는 순간 관점은 달라질 수 있고, 우리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을 즐겨보라는, 조금만 버티면 나아질 거라는, 주인의식을 가져보라는 (주인도 아닌데, 주인의식이라니.... 이런 건 Dog나 줘버렷!) 무책임하고 단순한 접근이 아닌, 스스로부터 우러나오는 고민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아래와 같이 요약을 해본다.


첫째, 직업이 직장인이라면 '업'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자.


둘째, 무작정 하기 싫어하는 '일'이 삶이나 과정에서 어떻게 나의 '비전'과 일치되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셋째, 그리고 '일'을 무작정 싫어하지만 말고, 왜 '일'을 싫어하게 되었는지 원인부터 찾아보자. 사람 때문인지, 인정을 못 받아서인지, 아니면 적성에 안 맞아서인지... 사람 때문이라면 사람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인정을 받지 못 해 일이 싫다면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적성에 안 맞다면 현재 일에는 최선을 다 하되, 다른 부서 또는 회사를 알아보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그저 '일'하기 싫다는 것은 어떤 도움도  안 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직업'과 '업'이 언젠간 결국엔 내가 원하는 것을 하게 될 때 분명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일하기 싫다는 마음 때문에, 현재를 저버리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오늘, 지금 당장이라도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업과 일'은 무엇인지, 정말 일하기 싫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메모장에 끄적여라도 보자. 그리고 원인을 찾아보고 일을 싫어하지 않고 그 일이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해보자.


이 고민은 정말로 소중하고,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진정 나를 위한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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