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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5. 2018

괜히 싫은 사람

생각보다 좋을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직장엔 꼭 있는 것이 있다.


상사, 보고, 월급, 야근 그리고 '괜히 싫은 사람'.


인류 최초의 감정은 '공포'였다. 그 감정이 위험한 순간을 벗어나게 해 '생존' 하게 했다. 예를 들어 맹수를 만나면 전두엽을 활성화해서 왼쪽으로 도망가는 것이 이성적이고 오른쪽으로 튀는 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하지 않고 그저 냅다 튀었다.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이처럼 '의사결정'을 통해 몸과 마음을 움직였다. 전두엽이 백날 이리저리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따져봤자, 결국 결단과 행동은 '감정'으로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을 만났다면 그건 '생리적 현상'이다. 이성적으로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생존하기 위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그 사람이 나에게 특별한 해를 끼치거나, 싸운 적도 없는데 그러한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이유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많은 심리학자들도 그것을 파고들지만, 결국 과거의 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집단 무의식 등의 이론으로 짐작할 뿐이다.


'괜히 싫은 사람'을 어떻게든 떠올려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난 그 사람의 말투가 싫다.
느그적 느그적 걸어가는 걸음걸이가 싫다.
왠지 모르게 뺀질해 보이는 인상이 좋지 않다.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같이 있으면 죽을 것 같이 어색해서 싫다.
업무 처리 방식이 나와 맞지 않아 효율적으로 보이는 그 사람이 싫다.


이런 기질이나 모습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그저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인 거다.


그런데, '괜히 싫은 사람'가운데 직접 이야기를 해보면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 있다. 나랑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왠지 모를 불편한 감정이 걷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반전 매력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생각해보면 나 또한 누군가에게 '괜히 싫은 사람'일 수 있다. 분명 그렇다.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말이다. 살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내가 괜히 싫어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 억울함은 상쇄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봐도 나 자신이 너무 이기적인 사람일 테니. 무엇보다 나 자신이 괜히 싫어지는 건 최대한 막아야 하니까 말이다.


'괜히 좋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슬러야겠다. '괜히 싫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와, 나도 누군가에게 '괜히 싫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와 함께.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 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대단한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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