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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01. 2018

회의록

'기록'은 권력이다.

'기록'은 권력이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가열찬 언쟁이 오가도, 그것을 잠재우는 건 '기록'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한쪽은 '기록'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기록'을 '기억'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인에겐 '회의록'이 중요하다.

그것은 '기록'이 되어 각각의 업무를 좌우한다. 아무리 직급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회의록'에 적힌 내용을 따라야 한다. 직급의 여하를 막론하고, 직장인 모두는 월급을 받기 때문이다. 즉, 나보다 한참 높은 직급을 가진 사람도 결국 월급쟁이인 것이다. 그렇게 '회의록'에 적힌 내용은 지켜야 할 규칙이 된다.


그래서 영민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회의록을 받아 적을 때부터 민감하다.

말 한마디가, 단어 하나가, 주어와 조사, 토씨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미리 아는 것이다. 그리고 회의록이 송부되기 전 하나하나 그것을 따져본다. 내가 의도한 것이 잘 들어가 있는지, 그래서 다른 부서가 그것을 위해 움직일 것인지. 오해의 소지는 없는지, 어느 부서와 갈등의 씨앗이 되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등.


물론, 아무리 완벽한 '기록'을 할지라도 분쟁의 소지는 남는다.

그것은 '해석'의 변수로부터다. 어차피 각자의 목표를 가진 부서와 개인은, 회의록에 적힌 '기록'을 '알아서' 해석한다. 실제 일어난 역사마저도 그러한 이유로 달리 해석되고, 어처구니없는 의미로 왜곡될 때가 있으니까.


사람은 영민하면서도, 간사하다.

직장인은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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