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도전, 열정 그리고 자신감
“한번 들은 것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흘려보내는 것뿐인 정보의 중개인 형태는 숙성 기간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게다가 지적 훈련조차 부족하다면, 이런 견해나 주장은 편협한 얼굴을 하고 있어 한쪽으로 엄청나게 기울어 있다.
편견과 편견이 날카롭게 부딪치는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극단으로 치달아 끝내 폭발하고 만다. 이것이 바로 숙성 기간이 결여된 지식을 그저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들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이유다.
10년을 숙성시킨 위스키나 와인은 탁월한 맛이 난다. 어쩌다 숙성에 실패해서 탁해져 버릴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시간을 들인 것이 깊이 있는 맛이 난다. 지식도 다르지 않다. 10년 동안 입을 꼭 닫고 침묵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일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해롭다. 내 말은 체득한 지식을 10년 동안 깊이 재워두라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지식이나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두면 그것들이 서로 화학적으로 결합해 또 다른 지혜로 발전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누구라도 '10년 산'의 가치 있는 지식을 지닌 사람이 된다.
삶을 풍부하게 하는 지혜와의 만남을 쌓아가는 일에 인생의 기쁨이 있다."
– 곁에 두고 읽는 니체 '꿀벌처럼 나누는 삶' 중에서
오늘날 우리는 넘쳐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중 니체가 말한 숙성된 지혜가 담긴 콘텐츠는 얼마나 될까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말과도 일맥 상통 하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설프게 배우거나 단편적 경험을 통해 아는게 있다고 여기는 경우, 자기 기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진리인 것처럼 주장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을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내가 이런 프로젝트 많이 해봐서 아는데, 이런 경우 그냥 고객의 요구 사항을 무시하고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되. 고객은 무조건 클레임 하고 보려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강하게 나가야 우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여기게 되" 물론 이렇게 해서 고객의 클레임을 방어한 사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질거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을 낮추고 고객의 소리를 듣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부터도 자격증을 갖고 있고, 경험이 많다는 우월감에 빠져 단순한 정보의 중개인 형태로 지식을 전달해 오지 않았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 봅니다.
올해는 지식의 숙성을 위한 인풋에 더 중점을 두는 한 해가 되도록 독서와 사색과 글 쓰는 시간을 많이 가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