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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 Feb 08. 2022

감각적인 광고 영상의 다른 접근법

아름다우나 공허한 영상, 신언불미 미언불신


12월 7일 오전. 광고 영상 촬영을 들어가려는 데 자주 듣던 하소연을 또다시 들었다. "갑자기 저희 대표님이 브랜드 홍보 영상 하나 만들어보라고 맡겨 주셨는데, 컨셉을 못 잡겠어요. 이번이 예산 배정 받은 걸로 만들려고 하는데, 기본적인 틀이나 방식을 몰라서 제작 의뢰도 못하겠네요."


우리 회사의 광고 영상 제작 담당자로서, 각 잡고 앉아서 브랜드 홍보 영상을 제작하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멍해진다. 의욕을 갖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레퍼런스 영상만 찾아보기 시작한다. 광고 대행사나 프로덕션에 제작 의뢰를 하려니 기본적인 틀과 컨셉이 없어서, 미팅을 해도 추상적인 설명만 답답하게 오고 가고 '~~한 느낌'이라는 말만 맴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이유는 촬영을 준비하는 사전 제작 단계의 경험이 부족해서인 경우가 많다.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이하 '프리'), 즉 실제 촬영이 진행되기 전에 제작에 착수하면서 촬영을 준비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촬영을 진행하는 프로덕션(Production)의 시간보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과 기간이 훨씬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리 과정은 영상 제작자뿐만 아니라 연출 담당자와 아트디렉터, 클라이언트 담당자, 모델과 로케이션 담당자 등 수많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인하우스 광고 영상 제작자라면 혼자서 또는 하나의 팀이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도 도맡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프리 과정에 공을 들이면 이후 과정의 효율성과 속도 및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는 영상 제작 프로젝트를 담당하여 광고 대행사나 프로덕션에 외주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좋은 질문에 좋은 대답이 나오듯, 퀄리티 있게 '오더'를 내리고 요청 사항을 정확하게 제시하면 프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브랜드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나는 인하우스 영상 제작자니까", "브랜드/기업에 오래 몸담고 있는 직원이니까"와 같은 이유로 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알고 있다고 쉽게 넘어가고 놓친다.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이번에 제작할 브랜드 홍보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뭘까?"를 깊게 고민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전반적인 브랜드 가치를 소개하는 영상이라면, 제작 담당자는 그 '브랜드 가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깊게 파고들어(deep-dive)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혼자 스스로 또는 팀원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상급자 또는 대표와 함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일관된 이해도를 가질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영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Key 메시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  


분석과 인사이트 도출을 위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보자.


1.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정확히 뭘까?

2. 우리는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이러한 핵심 가치를 갖게 된 걸까?

3. 소비자/대중들은 우리의 이런 가치를 알아줄까?

4. 너무 추상적이거나 설득력이 없진 않을까?

5. 우리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축약해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


브랜드 광고 영상 기획이 어렵다면 정말로 제작 목표와 전략, 그리고 시청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집중하고 딥 다이빙해서 프리프로덕션에 공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한다면 유창하고 능숙하지만 속이 비어있는 영상보다는 조금 더 보는 사람의 마음에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는 브랜드 광고 영상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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