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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XSTV Nov 17. 2015

앙코르와트, 너는 내 운명(?) - 2편

뚝뚝흥정, 프놈바켕 선셋, 성공적

큰 배낭을 등에 진 내가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나를 훑는 뚝뚝 기사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뗀 똘라! 다운타운, 뗀 똘라!"


옳타꾸나 하고 달려드는 뚝뚝기사 1, 2 그리고 3까지 시크하게 무시한 채 나는 뚝뚝기사들이 훤히 보이는 주차장 한 가운데 서서 괜스레 그들을 스윽 흘겨본다. 


여행을 가면 뚝뚝기사나 택시기사들과의 기싸움이 언제나 있는데, 나는 이런류의 기싸움을 즐기는 편이다. 어차피 최종 선택이라는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으니. 가격을 흥정하는 맛도 있잖은가?


10불을 부르던 기사들이 값을 내리기 시작한다. 저기 앞의 뚝뚝 기사 4는 8불을 불렀다. 그 옆의 뚝뚝 기사 5는 7불을 부른다. 이내 가격은 6불까지 내려간다. 


"빠이브"


배낭을 뚝뚝 짐칸에 던지며 뚝뚝기사 6에게 말했다. 

기사 6은 나를 이상한놈을 보듯 쳐다보더니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출발 채비를 한다. 


"오께이, 오께이. 빠이브똘라, 웨얼알유 고잉?"




게스트하우스 체크인을 끝내고 간단한 요기도 했겠다. 슬슬 피곤함이 몰려오니 마사지 생각이 간절하다. 

마사지 받고 이제 앙코르사원 입장권을 사러 이동하기로 했다. 


"앞으로 4일동안 뚝뚝이 필요한데, 하루에 얼마면 돼?"


용팔이 삼촌들이 모여있는 용산 전자상가의 한가운데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 얼마!" 라고 외치는 기분을 느끼며 게스트하우스 입구의 뚝뚝 기사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적당한 가격으로 합의를 보고 팁까지 약속하니 뚝뚝 기사도 좋아하는 눈치

시내에 들러 마사지를 받고 꿈에 그리던 코끼리 바지를 사 후딱 갈아입고는, 바로 프놈바켕 사원의 선셋을 구경하러 이동했다. 코끼리 바지를 입으니 거칠것이 없었고, 가슴은 설레어 왔다.


15분여를 달려 도착한 프놈바켕에는 이미 수 많은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은채 일몰 구경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왜 관광객들이 대단한 것 없어보이는 이 프놈바켕 선셋을 구경하러 오는지 이유를 알거 같았다. 

너른 초원과 사원 사이를 비추는 햇빛이 만드는 이 길고도 장엄한 광경에 나는 할말을 잃었다. 


처음 느끼는 앙코르 유적의 장엄함은 이 여행이 정말 멋진 선택이 될 것임을 예견해주는 듯 했다. 


나를 포함한 수 많은 관광객들이 셔터를 연신 눌러대며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카메라에 이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한게 끝내 아쉬웠으나 이 장관을 두 눈 깊이 담고 내려왔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있으니 일본인으로 보이는 무리가 들어온다. 

인사라도 할까 하다가 밀려오는 노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방에 올라가 샤워를 하고 잠들었다. 


앙코르와트, 너는 내 운명(?) - 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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