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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뇌는 윤리적인가

로봇에 어떻게 윤리 엔진를 넣을 것인가를 위한 기초 공부

by STEVE HAN

개인적으로 올해 중점으로 공부하고 싶은 영역이 '머신 윤리' 분야이다. 인공 지능 시스템에 윤리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아니면 구현할 필요가 있는가? 또는 구현이 가능할 것인가를 한 번 깊이있게 파고들고 싶다.

그런 배경에서 제일 먼저 선택한 책이 신경윤리학 분야이다. 가자니가의 산타 바바라 대학의 심리학 교수이자 뇌과학자이며 미국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그의 전작 '왜 인간인가?'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짧지만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배아의 도덕적 지위, 유전자 디자인의 가능성과 한계, 뇌 기능 강화 약품의 사회적 의미, 자유 의지와 법적 책임, 기억의 한계, 도덕적 본성과 보편 윤리 등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지만, 몇 몇 주제는 아직 연구 과정이 있기 때문에 결론을 유보한다. 다만 그가 명확히 밝히는 입장은 우리의 뇌를 이해했다고 해서 인간의 행동까지 결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경 과학이 뇌를 이해했다고 인간의 마음을 이해한 것은 아니며,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조합했다고 해서 그가 뛰어난 지능을 갖지 못하며, 뇌의 특성이 한 인간의 행동까지 책임지지 못한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따라서 최근 법정에서 인간의 뇌지문을 기반으로 어떤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올바른 과학적 태도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새로운 기업 활동이나 사회적 시스템이 프라이버시 침해와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한다.

후반 부에서는 기억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종교적 체험이 측두엽 간질로 인한 것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설명한다.

맨 마지막에서 도덕적 인지가 도덕적 감정, 마음 이론, 도덕적 추론의 주제를 다룬다고 하지만, 너무 짧게 다루기 때문에 하나로 통합되거나 명쾌한 해석을 내놓지는 못한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는 인간 본성은 없다고 하면서도 보편적 도덕의 존재 가능성을 믿는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도덕을 이해하려고 하고 정의하려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지 어떤 명확한 결과를 얘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왜냐면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칸트의 의무론,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습론이 각각 뇌의 특정 부분에서 발현되고 있으며, 도덕적 추론의 중심이 뇌 안에 있는 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보편적 도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만일 보편적 도덕이 인간 본성의 특성으로 존재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문화적거나 사회적인 배경을 최소화해서 이를 도출할 수 있다면 이를 로봇에 이식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많은 윤리적 판단은 결국 사회적 관계에 의해 학습되거나 판단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의 문제는 남는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서평이 존재하기 때문에 간략한 이해를 원한다면 몇 가지를 검색해서 참고 할 수 있다. 가장 세세한 서평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hellodd.com/news/article.html?no=5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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