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모작 칼럼] 인간관계 점검하기
인생이모작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가 필수 요소이다. 그런데 인간관계가 좋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기준이 모호하다.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이 객관적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얼마나 원만한가를 스스로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필자의 경우 30대 초반에 직장을 옮겨 국내회사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들어 갔는데 다음해 연말이 되어 상하와 좌우를 아우르는 다면 평가를 받으면서 상사로부터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기가 찼다.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누구보다도 소통에서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를 다르게 볼 수도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때부터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당연히 그 이후에는 비교적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베이비부머들은 이런 다면 평가를 별로 받아 본 적이 없을 것이고 새삼 나이들어 인간관계를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 고용사회를 넘어 초연결사회로 진입한 지금 이 시대는 필살기를 가지는 것 못지 않게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막연히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친분이 돈독해지는 단계로 진일보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친구나 이웃이 있는가보다 어떤 사람들이 주변에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간혹 친구 숫자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베이비부머를 본다. 물론 많으면 좋지만 몇 사람의 친구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의외로 나이 들고 직장을 퇴직하면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지금 한번쯤은 자신의 인간관계가 어떤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느냐 아니냐에 상관 없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해도 그들이 알게 되고 서로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직장을 퇴직하고 나면 이제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아닌 전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귀고 적응할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이 정작 앞으로 인생이모작 여정 길에 더 유익할 지 모른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우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 부탁해서라도 자신의 인간관계가 어떤지 한번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