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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상 Dec 19. 2016

속도의 노예가 되지 마리

당신은 속도의 노예인가? 아니면 시간을 다스리는 자인가? 21세기 들어 더더욱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빠름에만 함몰되지 말고 삶의 속도를 조절하며 살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을 이미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한 속도 경쟁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를 다람쥐 쳇바퀴 속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고 막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뛰고 또 뛰는 인파에 밀려 하루를 시작한다. 막상 직장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또 다른 속도 경쟁을 벌이며 또 하루를 흘려 보낸다.

속도 경쟁을 해야 하는 때가 있었다.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작전으로 어떻게든 앞서 가는 누군가를 따라 잡아야 생존할 수 있었던 산업화 시대가 그랬다. 하지만 고도 성장이 멈춰버리고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차별화를 통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작전이 애시당초 달라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 때 잘 나가던 시절을 그리워 하며 남보다 빨라야만 하고 남을 밟고 일어서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푹 빠져 사는 사람이 꽤 있다. 진득하게 키워드 독서를 통해 뚜렷한 방향을 먼저 설정하고 끈기를 가지고 한발 한발 다가서는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

국민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부탄이라는 나라는 1972년에 이미 GNP(국만총생산) 보다는 GNH(국민총행복)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까지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 그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들 속에 들어가 보면 일과 놀이의 구분 없이 시간을 정복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삶에서 빠름은 편리함을 안겨주지만 참 행복으로 이끌어 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것이 바로 편안과 평안의 차이일까? 육체적으로 편안함만 추구하다가 정작 영혼의 평안을 누리지 못하고 그냥 초고속으로 스쳐 지나는 세월은 무심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모작 인생에서 조급함은 독이다. 고약한 마약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독인지조차 모르는 지금의 베이비부머들에게는 남의 얘기로만 들리는 모양이다. 이 점이 일대일 코칭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다. 이제라도 우리의 행복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깨달음에 이르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여전히 시간과 속도의 노예가 되어 전전긍긍 하다가 때를 놓치게 될 것이다. 검색은 하되 사색이 없다는 시대에 차분하게 멈춰서서 주위를 살피며 나침판을 살피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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