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상철 Apr 05. 2016

전세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주위에 전세를 사는 지인들은 내게 전세가 어디까지 오를지, 집값이 내려갈지 등에 관해 종종 물어보는데,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걸 확신하는 사람은 약장수다. 다만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전세가 어디까지 오를지는 숫자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이건 산수의 문제다.


–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전셋값은 궁극적으로 집값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집값이 1억이면 전셋값도 1억에 따르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은 집값 수준의 전세를 누가 들어가나 하겠지만, 전세가 집값 수준이어도 수요는 있을 수 있다. 집을 사면 세금, 각종 유지관리비, 감가상각 등의 리스크가 있다. 전세는 아직은 세입자에게 편리한 제도다. 집값이 계속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끝까지 전세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더군다나 지금같이 전세 자금 대출금리가 낮은 시기라면 더 그러하다.


– 집주인이 전세를 낼 이유가 없다

전세의 종말이 눈앞에 왔다. 집주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현재 시중 금리와 부동산 가격 추이를 봤을 때, 집주인이 전세를 계속 두고 있을 이유가 없다. 전세 제도가 유지되려면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거나 시중 금리가 고금리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둘 다 안 되는 상황이다. 전세물건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더 많은 집주인이 전셋값을 높이거나 반전세 식의 월세로 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 세입자도 전세가 부담스럽다

월세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현재처럼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면 세입자들이 사실상 전세와 월세의 금융 비용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전세의 최대 리스크는 전세금을 못 돌려받는 것이다. 이렇게 집값 수준까지 전세가 올라갔는데, 거기에 전세로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집을 경매로 팔아도 전세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는 전세가 월세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세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고금리가 유지되던 우리나라 특성상 그동안 공급과 수요가 적절히 맞아떨어지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균형이 깨지고 있다. 전세 제도의 가장 큰 변수는 결국 금리다. 금리의 변동에 따라 각종 제도와 사람들 심리도 변할 수밖에 없다. 금리 변동에 따라 계속 관망해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세가 몰락하는 건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원문: 머니맨(http://moneyman.kr/archives/1716)

매거진의 이전글 간결함이 곧 완벽함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