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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상철 Nov 11. 2015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사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맨 처음에 쓰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어쩌다 보니 글을 40개 넘게 쓰도록 미뤄왔다.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이제라도 시작해 보고자 한다. 원래는 이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매우 솔직하고, 주관적으로 다뤄 볼 생각이었다. 마치 일기장의 공개 버전 정도 될 것 같았는데, 진짜로 그렇게 하면 아무도 안 볼 것 같아 머니맨에 연재하던 글 중 일부를 가져왔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글 쓰는 걸 더 좋아해 그동안 글쓰기를 이곳저곳에 많이 했다. 사이트,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 글쓰기를 할 수 있을 만한 곳이면 거의 다 해 봤다. 하지만 다들 아쉬운 부분이 있어 고민이었는데, 브런치는 아쉬운 부분을 참 절묘하게 채워주는 서비스다. 이번 기회에 플랫폼별로 어떤 부분이 아쉬웠고, 브런치는 왜 괜찮은지 짚어보겠다.


1. 머니맨 웹사이트(http://moneyman.kr/)

내가 운영하는 미디어다.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미디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보고 싶어 만든 브랜드인데, 퍼블리싱이나 운영 방식을 개인보다는 미디어 형태로 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같지만, 그냥 혼자서 하는 블로그 같은 사이트다. 사이트 방문객이 많이 늘고 영향력이 생기면 외부 필진도 모시고, 콘텐츠 형태도 다양하게 늘려 보고 싶은데, 그건 아직 먼 얘기라 특별한 계획은 없다. 어쨌든 내 글쓰기의 핵심이 되는 플랫폼이다.


2. 머니맨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moneymanstory)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돼 페이지 팬이 2만 명이 넘어갔다. 웹사이트를 홍보하는 채널로 쓰기보다는 영상이나 이미지 등 페이스북만의 독자적 콘텐츠가 많다. 물론 사이트와 연계돼 운영하고 있다. 사이트 트래픽의 대부분이 페이스북에서 오고 있고, 요새도 매일 수백 명의 팬이 늘고 있다. 가장 재미있게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3. 네이버 블로그(http://steven.kr/)

처음에는 디자인 블로그로 시작했다. 내 직업이 디자인 일이다 보니 디자인 얘기를 해보려고 만들었는데, 운영하다 보니 잡담으로 바뀌게 됐다. 이런저런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는데, 네이버 블로그는 어뷰징을 하지 않으면 방문객이 잘 안 모이는 구조다 보니 글을 써도 읽는 사람이 없어 흥미를 잃어갔다. 그래도 이 녀석을 운영한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4. 개인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hinestory)

일기장이나 메모장처럼 쓰는 곳이다. 이곳은 가능한 한 짧게 써야만 하는 플랫폼이라 깊이 있는 글은 쓰지 않고, 주로 순간순간의 생각들을 메모하듯 쓰고 있다. 가장 일기장처럼 편하게 쓰는 곳이기는 한데 예전에 쓴 글 들을 보기가 불편해 아카이브로서 기능이 아쉽다.


5. 브런치(https://brunch.co.kr/@steven)

브런치는 일단 디자인이 훌륭하다. 해외 서비스 중 미디엄을 많이 참고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미디엄보다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심플하고 컴팩트한 디자인이 특징이고, 일단 가장 좋은 건 독자들 수준이다. 1,500자 이상 글을 써도 읽어줄 독자가 있는 플랫폼은 많지 않다. 브런치는 애초부터 작가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보니 독자들도 어느 정도 긴 글을 읽을 수 있는 분들이다. 브런치 플랫폼의 마케팅 능력은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카카오톡과 연계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다. 내 브런치는 운영을 시작한 지 아직 3달도 안 됐는데, 50만 뷰에 육박한다. 몇몇 허술한 부분들이 있으나 장점이 워낙 커 지적하고 싶지 않다.


내가 운영하는 미디어는 방향성이나 브랜딩 차원에서 내 개인적인 얘기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곤란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100% 자유롭게 하는 공간은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홍보가 안 돼 망한 셈이 됐고, 커뮤니티 활동은 남는 게 없다. 개인 페이스북은 메모장 수준이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가장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그나마 브런치가 제일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준 카카오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으나 이 글을 읽을 카카오 직원분들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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