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갑에서 시작한 스포츠 카드
스포츠 카드의 시작을 수집가들마다 의견을 달리하기도 하나, 전반적으로 1886년 굿윈 담배(Goodwin Tobacco)회사가 뉴욕 자이언츠 야구단 소속 12명의 이미지가 인쇄된 종이를 담배가 뭉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강재로 담배 갑에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이야기 한다. 이후 사탕이나 껌을 판매하는 제과산업에서 제품 홍보 차원으로 제작하기도 하였다.
비록 소수의 야구선수들로 구성된 세트였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실질적인 스포츠 카드는1948년 보우먼(Bowman)과 리프(Leaf)에서 발행한 것이 시작이었다. 또한 1951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탑스(Topps)가 다양한 선수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세트를 구성한 것이 현대 스포츠 카드 산업의 서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탑스의 직원, 시 버거(Sy Berger)는 뉴욕주 브루클린 자신의 아파트 부엌에서 판지(cardboard)와 가위로 그 유명한 1952년 탑스 야구 카드를 디자인 했고, 1988년 야구 명예의 전당(The Baseball Hall of Fame)에도 입성한다.
야구 카드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보우먼과 탑스는 1950년대 전반 각자 선수의 독점 계약을 진행하며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고, 크고 작은 법적 분쟁으로 대립했다. 이후 1956년 탑스가 보우먼을 인수하면서 25년간 이 시장을 독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대의 막이 오르다
인류의 역사에서 영원한 독재자는 없는 것 처럼 스포츠 카드 세계에서도 오랜 시장 독점에 맞서는 회사가 나타났다. 마이클 조던의 루키 카드로 유명한 플리어(Fleer)였다. 1981년 플리어는 탑스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승소로 이끌었다. 같은 해 돈러스(Donruss)라는 제과 기업도 야구 카드 시장에 진입했다. 그 후 1988년 들어 어퍼덱(Upper Deck)과 스코어(Score)라는 회사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스포츠 카드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그 가치가 떨어지면서 많은 이들은 스포츠 카드의 암흑기(The Dark Ages)라고 평가하곤 한다. 그러나 당시 스포츠 카드의 매력에 빠져있던 동년배의 친구들이라면 다양한 카드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흥기(The Golden Era)로 볼 수도 있다.
1994년 메이저리그를 시작으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1994-95), 미국프로농구(1995, 1996)의 직장폐쇄(Lockout)로 인해 스포츠 카드 산업의 거품은 제거되기 시작했다. 1996년 피나클은 돈러스를 매수했지만 이듬해 파산하였고, 우리가 잘 아는 ‘어벤저스’를 탄생시킨 마블(Marvel)이 1996년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서 인수했던 앞서 인수했던 플리어(1992)와 스카이박스(1995)도 향후 매각하게 되었다.
새로운 강자의 부상
2009년에 이르러 스포츠 카드 시장은 오랜 기간 강자의 위치에 있었던 탑스와 후발 주자였지만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어퍼덱이라는 두 회사만이 남게 되었다. 탑스 (www.topps.com)는 2009년부터 MLB, 어퍼덱 (www.upperdeck.com)은 2004년부터 NHL과 각 스포츠 카드 제작을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오래전부터 FIFA로부터 독점 권리를 갖고 월드컵 축구 스티커 및 카드 사업을 하고 있던 파니니(www.paniniamerica.net)가 2009년NBA와 라이선스 사용에 대한 독점계약을 체결하였다. 파니니는 2016년 NFL과도 독점계약을 체결하여 스포츠 하비 시장의 최강자의 자리를 점하게 되었다. 파니니는 야구 카드도 발행하고 있지만, MLB사무국이 아닌 선수협회(MLBPA) 간에만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카드에 구단 로고와 팀명 사용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