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한다
투자란 투입한 자본 대비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의 선수를 타겟으로 삼고, 어떤 형태의 카드를 매수하여 적절한 시기에 매도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결과로 이끌어낼 지에 대한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스포츠 카드를 투자적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남들이 하니까 따라간다” 식의 팔랑귀식 투자를 하지 않기 위해 나만의 명확한 매수 원칙을 세웠다.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를 타겟으로 한다
주식은 어느 기업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스포츠 카드를 투자하는데 그 대상을 어떤 선수로 할 것인지 선정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이다. 나는 가장 객관적이면서 분석이 쉬운 방법은 해당 선수의 우승 및 수상 경력을 참고했다. 물론 해당 선수가 예상치 못한 부상과 구설수에 휘말림으로써 향후 카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는 분산투자의 형태로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크게 우려되는 편은 아니었다.
이미 리그에서 올스타 및 레전드 급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은 그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매수를 하는데 어느 정도 원금 보전은 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우량주에 포함한 선수들의 카드를 매수하는데 있어 타이밍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나는 2019-20 시즌 케빈 듀란트(Kevin Durant)를 타겟으로 하였다. 그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으로 전년도 NBA파이널 5차전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어 그 다음 해에 브루클린 넷츠로 팀을 옮긴 후 첫 해를 부상 회복에 집중했기 때문에 그의 카드를 구입하는데 적절한 시기였다.
신인 선수의 경우,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각 종목의 전문가들이 시즌 전망과 유망주를 분석하는 잡지를 구입하며 각 구단의 전력과 선수의 잠재성을 파악하곤 했다. 그리고 신인 지명 일정이 가까워질 수록 쏟아지는 리포트를 매일마다 팔로우 하며 타겟을 설정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모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레 그 선수를 응원하면서 언젠가는 그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올거라 믿으면서도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루키(RC) 카드 및 오토 카드를 대상으로 한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공포와 두려움을 안겼다면, 2019-20 시즌 자이언 윌리엄슨(Zion Willamson) 이라는 걸출한 대형 신인이 NBA 무대에 나타나면서 그 전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스포츠 카드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나았다.
이렇듯 스포츠팬들은 리그에 새롭게 등장하는 신인들에게 상당한 기대를 하며, 그들의 잠재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포츠 카드에서 가장 크게 금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해당 선수가 다듬어진 보석이 아닌 가능성에 집중된 시점에 발행된 카드이다. 실제 경매를 통해 고가의 기록으로 최종 낙찰된 카드 리스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인으로 리그에 발을 내딛은 해에 발매된 루키 카드였다. 경매에서 초고가로 낙찰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만, 동일한 선수라도 루키 카드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인정 받으므로 내가 투자를 목적으로 구입한 모든 일반 카드는 ‘RC’ 마크가 있는 것으로 했다. 반면 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의 카드를 구입할 때는 그 선수가 신인 시절의 카드를 구입하거나 선수가 직접 싸인한 오토 카드를 중심으로 매수하였다. 이러한 종류에 따른 분산으로 나의 포트폴리오는 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포지션 및 플레이 성향을 반드시 따져 구입한다
모든 부동산 투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부동산 투자 시, 지리적 선호도, 대지지분, 재개발 가능 여부 등 호재에 대한 입지 조건을 제대로 분석하면 기대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매장 개발팀 부장님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어느 위치에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그녀가 말하길 우선 교통이 편리하여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왕래가 잦은 길목에 있어야 하며, 추가 고려 조건으로 경쟁사 브랜드와 가까운 거리 내에 있다면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춘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각종 스포츠 리그에 존재하는 다양한 포지션을 살펴보면, 야구는 이분법적으로 공격과 수비로 나누고, 이를 더 세분화하여 투수와 포수, 그리고 1-3루수 및 유격수로 일컫는 내야수와 외야수가 있다. 농구 라인업은 각 팀당 5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대개 각 두 명의 가드 및 포워드와 한 명의 센터로 구성된다.
지리적 요소에 따라 아파트나 상가 건물의 경제적 가치가 달리 책정되는 것처럼 스포츠 카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의 경우 다양한 구종을 뿌리는 투수보다 한 방의 홈런을 날릴 수 있는 슬러거(slugger)형 선수들의 카드 가치가 더 높다. 미식축구의 경우, 승리를 위한 모든 공격의 전략을 총괄하는 쿼터백(Quarterback)이 팀 전력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여 시장에서는 해당 포지션 선수의 카드를 더 인정해준다. 아울러 농구에서는 카드 시장의 가치가 빅맨(big man)이라고 일컫는 센터에서 가드나 스몰 포워드 자원으로 옮겨졌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강한 파워로 무장한 빅맨들이 코트를 호령하던 시대였다면, 2010년대 초반부터 세련된 볼 핸들링과 먼 거리에서 정확하게 골대에 꽂아 넣는 슈팅 감각이 뛰어난 선수들이 리그를 대표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 흐름에 따라 리그 별 포지션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