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방식으로 부를 쌓기
투자의 목적은 부를 쌓고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함이다. 다만 사람들마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그 투자 방식과 방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는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고, 나와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거나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기회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도 했다. 다만 돈과 관련된 경우는 예외였다.
왠지 모르게 원금에 대한 손실이 있다면 시작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지만 대학생이 된 후 주변에서 주식이나 펀드를 하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경제적 관념을 이해한답시고 과외 활동 및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펀드에 투자했다. 당시 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가 향후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즉시 펀드에 가입했다. 다만 성격이 급했던 탓에 단기간내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몇 달 만에 해지했다. 투자라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 당시 내게 맞는 투자 형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 졸업과 취업에 성공 후 사회 초년생이 되어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반비례 관계 속에서 많은 고민했지만 안정추구형의 자세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에 월급을 쪼개고 열심히 절약하고 모았지만 나의 자산은 늘 제자리였던 것 같다. 금전적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수익이 빠른 기간 내에 발생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내 모습으로 적금이나 일반 저축만 하며 점점 쌓여가는 계좌의 잔고에 흐뭇해 하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부를 쌓는 방향이 뭔가 잘못 됐음을 알게 되었다. 간만에 정리한 통장에 찍힌 이자수령액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정말 귀 싸대기를 한대 세게 얻어 맞은 냥, 정신이 번쩍 들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곧바로 내 머리에서 떠오르는 고등학교 동창 L이 떠올랐다. 그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과 경제적 구조 등에 대해 박학다식 했다. 내가 모르거나 궁금한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그의 모습은 학창시절부터 변함이 없었다. 게다가 금융권에서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주식투자로 상당한 수익도 얻고, 지인들의 자산 관리에 대한 컨설팅도 언제나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해줬다.
나는 L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며 정말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유일하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가 있다.
“친구야, 나 돈이 생각보다 안 모여. 주식 좀 해보고 싶어. 근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
“투자를 하는데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리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마. 사람들이 같은 것을 봐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것처럼 부를 쌓는 것도 마찬가지야. 각자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식이 있어. 아무리 더 많은 수익이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네가 스트레스 받으면 그건 너에게 안 맞을 수도 있어. 그리고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어. 뭔가를 얻으려면 포기 해야하는 것이 있는 거야.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안정성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해. “
다음 날 회사를 출근하며 지갑에서 어젯밤에 결재한 영수증을 보고 통장에 찍혀 있던 이자액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리고 L에게 문자 한통을 날렸다.
“주식 한번 해보려 한다.”
정말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기본도 없던 나였다. 그런 내가 주식투자에 발을 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