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야바다야

나또왔어

by At

언젠가부터

일상이 힘들거나 지치면,

또는

너무 신나는 일이 있어 혼자 만끽하고 싶을 때

문득 쉴 여유가 생긴 날


이런저런 이유로

강원도 바닷가를 찾는다.

거의 제2의 고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연고가 없으나,

그냥 푸르른 동해바다 냄새를 코로

눈으로 마음으로 담다보면

평안함을 느껴서 내집처럼 드나든지,

어느덧 10년 하고도 몇 해가 지났다.


삶이 바쁠때는 마음만큼 자주 못가지만,

너무 보고싶은 순간에는

차를 몰고 가서 차 한잔 하고

좋아하는 닭강정 한박스 사들고

바다냄새 잔뜩 코에 넣고

푸른바다에 곳곳에 흩뿌려진 하얀파도

눈에 가득 담고


3시간만에 리턴해서 서울로 돌아오던 날들도

적지 않다.



어느날엔가는,


바다가 보고 싶다는 마음,

또는

지친 일상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마음.


당일치기를 계획하고 떠났으나,


생각보다 너무 추워

바다가 오래 보고싶었으나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못하고

차에 앉아있다 잠이든적도 몇번이나 되는지.

당일치기 계획이었는데

운전하느라 고단했는지 한숨 잔다는게

짙은 어둠 속 새벽녘이 되어서야 눈을 뜨기도.


밤눈이 유독 피곤한날엔

동이 트고 밝아 온 다음에 출발 하는게 나을 듯 하여

본의 아니게 당일치기가 1박이 되기도 한다.

예정에 없던 차박..이라기에도 애매한..


동이 환하게 트고 나서야 출발직전에

바닷가 산책을 나가보지만,

쌩 부는 바람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찬비람에 안구가 시려워서..


얼마 보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길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속이 뻥 뚫린 기분..

그리 짧은 시간 바다를 볼거면

도대체 그 먼길 뭐하러 거기까지 간거냐 할지도 모르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굳이 설명하지 않으련다.

꼭 알맞은 단어와 문장이 떠오르지도 않고,

어차피 나만 알면 되니까, 그 마음은.


아무도 몰라도 돼, 내가 아니까.

긴 운전에 차안에서 찌뿌둥하게 잔 탓에

몸은 오히려 피곤한 것 같긴 하지만

마음은 한결 편안한 순간들이 꽤 많다.


그것만으로도

또 나는 한동안 살아간다.


그럼 된거지.


그 잠깐의 세차고 당차게 철썩이는 파도를 상기하며

어서오라며 넓게 품어주는 바다와 마주한

고요하고 시원한 또 따뜻한 에너지로

그렇게 나도 내 일상을 또 사는거지


나만의 비밀창고.

나만의 따뜻한 장소,


바다가 외치는 것 만 같다.


왔어?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담아왔니,

다 풀어놔봐, 내가 다 - 들어줄게



라며 하얀파도로 웃어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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