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마세요.
여러분은 취미가 있으신가요?
취미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이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기초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입이 닳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초의 중요성에 대해 제가 설파하면 10명 중 9명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뭐 전문가도 아니고 취미로 하는 건데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대답은 겉으로 보면 맞는 말 같아 보이지만 속사정을 알게 되면 전혀 틀린 말입니다. 오히려 ‘비겁한 변명’이 되어버리죠.
맥락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제가 기초에 중요성을 말할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제가 가르치는 학생의 기본기, 즉 ‘기초’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즉 ‘당신은 기초가 부족하니 기초를 더 연습해야 합니다. 기초 훈련이 되어 있질 않으면 기본기가 잡히지 않고 기본기가 잡히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은 건축으로 따지면 부실공사나 다름없습니다. 부실하게 지은 건물은 재난을 만나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습니다. 기본기가 부족한 기술 역시 매 한가지지요’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죠.
무엇인가를 ‘잘’ 하고 싶으면 지도하는 선생의 지도방식을 이해하고 따라가려고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분야의 선생이라는 것은 그 분야의 공인된 전문가이기 때문이죠. 앞서 말한 ‘취미’ 수준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남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바로 선생입니다.
그렇다면 생각해 볼까요?
여러분이 ‘취미’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정도까지는 할 필요 없어요’라는 말은 사실 ‘기초 연습이나 기본기는 지루하고 재미없으니까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속마음을 ‘취미’라는 단어 뒤에 비겁하게 숨긴 것일 수 있습니다.
‘아 취미니까 대충 해야지. 기초는 지루하니까 하고 싶지 않아. 당장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싶어’
얼마나 일차원적이고 유아적인 사고방식인가요?
게다가 ‘취미’라는 방패를 앞세워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학습자들은 막상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 합니다.
취미지만 잘하고 싶다 -> 기본기는 지루한데? 하고 싶지 않아 어차피 취미인걸->저 선생처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거지? ->기본기 연습을 하라고? 너무 지겨워 안 할래->에이 이 분야는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그만해야지
이런 역설적인 굴레에 빠져버리는 것이죠.
사람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는 학습자를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사실 취미라는 것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전문가의 전문적인 활동이야 생계가 달려있어 죽자 사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의 영역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실력이 조금만 떨어지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자연법칙과도 같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취미는 생계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즐기기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누가 돈을 주지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압박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내가 즐기는 것이 취미활동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취미활동을 단지 ‘즐기는 것’에서 끝내지 않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취미활동이 아니라 단순한 ‘놀이’라고 표현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