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나는 회사에서 잘렸다.

나는 갑자기 백수가 되었다.

by 껌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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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직장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다. 모든 직장이 내 적성에 맞고 모두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돈'을 벌어야만 했고 '돈'이 있어야 월세와 공과금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버티고 또 버텼다.


그 덕분이 었을까?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직장생활에서 나는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수중에 돈이 생기니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무작정 강사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280만원을 들여 강사 양성 기관에 등록했고 특성화 고등학교로 첫 강의를 나갔던 날,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만 같았다.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 고3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찾는 시간에 중요성을 열거하며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가져라 조언했다. 고맙다며 말하는 학생들을 보며 우쭐했고 나도 적성을 찾았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한계에 부딪혔다. '진로'는 반드시 고민해야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이 더 필요했고 취업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나는 간과하고 있었다. 나조차도 '돈'이 생기고 나서야 진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는데 학생들에게는 무작정 '나 자신에 대해서 먼저 찾아라', '직장은 그 뒤의 문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 길로 강사를 그만두고 직업상담사 공부를 시작했다. 나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그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자리센터에 취업했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일자리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사실에 행복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적'이라는 압박에 시달리면서 일자리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아무 일자리나 소개해 주기 시작했다. 나는 실적을 채워야 했고 그 실적을 채워야만 이 센터에서 계속 일 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야 더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때부터 또다시 버티는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나는 1년 3개월을 버티고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 만 18세~34세 미만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센터였다. 여기는 취업실적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여유롭게 그동안 내가 쌓아온 정보와 지식들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 행복했다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은 것만 같았고 2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공무원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요청할 때에도, 소히 말해 직장 갑질에 시달리고 성희롱을 당하더라고 난 그저 일했다. 왜? 사람들과 함께 진로를 이야기하고 그 방향을 찾아가는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했으니까


하지만 그 행복도 오래가지 못했다. 2020년 12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기간제 근로자 채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2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나는 사랑했던 직장을 떠나 2021년 1월 백수가 되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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