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온몸이 보내는 재난신호

2번의 싸함

by 껌딱지
7.jpg

첫 출근한 날 나는 크게 2번의 싸함을 느꼈는데 그것은 앞으로 내 직장생활이 지옥(hell: 헬)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 몸이 최선을 다해 나에게 알려주는 재난 신호의 일종이었다.


대망의 출근날 아침, 정장을 차려입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출근했다. 낯선 공기,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곳에서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방 출자 출현 기관이라 그런지 임용식이라는 행사가 있었고 대기실에 앉아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나 말고 다 친해 보였다. 먼저 와서 서로 인사를 했나?라는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늘 출근은 내가 제일 빨리했고 대기실에도 내가 제일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인사는 나와 먼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첫 번째 싸함을 느끼고 있는데 인사담당자가 임용식 시작을 알렸고 나는 대회의실로 이동했다. 임명장을 수여받고 자리에 앉아 원장님 축하 말씀을 듣는데 알고 보니 이번 무기계약직(공식 명칭: 공무직) 선발인원 중 60%가 기존에 일하던 직원들이었고 당연히 본인들끼리 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기분은 묘했지만 그게 무슨 큰 대수 일까? 어쨌든 이제는 함께 일해야 하는 동료이고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을 꺼라 생각하며 나를 달랬다.


부서 배치를 받고 사무실로 내려갔는데 부서배치도 사진을 보고 나는 두 번째 싸함을 느꼈다. 센터장 이름 위 사진이 면접 때 본 최악의 면접위원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 설마 저 사람이 내 상사? 그것도 직속 상사?'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사무실 구석에서 면접 때와 똑같은 정장을 입은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왔고 간단한 눈인사와 함께 나를 스쳐 지나갔다. 어떠한 기본적인 정보도 공유하지 않고 그렇게 지나가서 30분이 지나도록 들어오지 않았고 나는 멍하니 책상에 앉아 내 몸이 보내는 재난 신호를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면접날의 기억이 떠오르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그 사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해 2층 경영지원실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눈앞에 근로계약서에 나는 쉽사리 사인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입사를 했기에 다른 방법도 없었다.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계약이 체결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ep.6 최고의 선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