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궁금증. 11 나도 성인 ADHD일까?

대중매체 속 광고가 주는 파급력

by 껌딱지

최근 SNS에서 성인 ADHD 관련 스폰서 광고를 보며 나도 성인 ADHD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 있다. 광고에서 말하는 성인 ADHD의 주된 증상은


첫째,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자주 잊어버린다.

둘째, 매사에 싫증을 자주 낸다.

셋째, 한 가지 일에 집중을 길게 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과제나 업무를 앉은자리에서 한 번에 끝낸 적이 없다.


였다. "4가지 중에 1가지만 해당되더라도 당신은 성인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라는

매우 단호한 광고모델에 말에 흠칫 놀라 지난 시간 나의 행동들을 급하게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2022년, 더 나은 한해를 위해 무수히 많은 계획들을 세웠고 그 계획들을 차례 차례 시작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끝난 것이 없었고 첫 번째 계획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전에 두 번째 계획을 시작하고, 또 세 번째

계획을 시작하면서 끝없는 시작만 계속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발전을 위해서 세웠던 뜻깊은 2022년의 계획들이 짐으로 다가왔고 하고 싶었던 일은 억지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되었다. 덕분에 올해 계획을 세운 지 3개월 만에 스트레스를 이유로 모든 계획을 다 놓아버리고 을 선택했다.


광고에서 하나만 해당되어도 성인 ADHD를 의심할 수 있다고 했으니 나는 의지박약을 넘어선 정신병적인

질환이 아닐까? 합리적(?)인 두려움이 엄습했다. 거기에다 위키백과 검색 내용에 따르면 "특히 성인 ADHD 환자들은 지시 수행, 정보 기억, 집중력 발휘, 과업 조직 및 구성, 기한 내 임무 완수, 약속시간 준수 등에 있어 지속적인 어려움을 보인다, 이러한 여러움들은


ADHD 성인 환자들의 삶 각 영역에 영향을 끼쳐, 감정, 사회, 직업, 결혼, 법률, 재정, 학업 방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그 결과, 흔히 자존감(self-esteem)이 낮아지게 된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새해 목표와 계획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주어지는 프로젝트도 시작만 하고 제대로 마무리를 못한 것 같았고 과제 수행을 위한 논문을 찾아놓고 단 한건도 완독 한 적이 없는 것 만 같았다. 회의시간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봤고 회의록 작성 시에는 전혀 다른 내용을 적어

매번 상사에게 혼만 난 것 같았다.

이미 나는 스스로를 성인 ADHD라고 기정사실화 하며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였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는데 거기에다가 ADHD라고? 대한민국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집합체라는 생각에 망연자실했었다.


순식간에 불안감에 휩싸인 나는 이 고민을 남편에게 털어놓았고 내 말을 곰곰이 듣던 남편은

고맙게도 연애부터 지금까지 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왔던 일들을 나열하며 나를 안정시켰고 성인 ADHD와 헷갈릴 수 이 있는 질병들을 알아보고 설명해주며 나의 불안감을 달래주었다.


남편이 알아본 성인 ADHD와 유사한 질병은 우울증이 있는데 우울증의 경우에도 무기력과

에너지 고갈, 매사에 흥미를 잃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성인 ADHD와 가장 큰 차이라고 고려되는 것은 우울증은 감정, 생각, 신체적 상태가 저하되는 등 에너지 상실이 중요 포인트가 되지만

성인 ADHD는 알코올 중독, 품행장애, 강박 등 에너지 조절이 중요 포인트가 된다는 점이 이었다.


물론 남편이 의학적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알아본 정보가 100%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의 무기력함과 집중도 저하 = 성인 ADHD라는 부등호 성립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의심의 여지는 내 마음속에 남아있지만 이는 곧 있을 정신과 상담

진행 시 다시 한번 알아볼 예정이므로 이전만큼이 두려움과 불안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 궁금증을 계기로 한 가지 크게 깨달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중매체가 가지는 파급력이 생각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광고 속 간단한 진단 리스트만으로도 당신도 성인 ADHD일 수도 있다는 단편적인 이야기에 내가 그동안 잘해왔던 긍정적인 사례는 다 잊어버린 채 진단 리스트와 연관된 부정적 사례만 떠오르고 이것이 생각의 밑바닥까지 갈 수 있다는 것에 정보의 선별적 인식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다.

물론 어떤 이에게는 그런 광고가 한 번쯤은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대중매체의 정보를 있는 있는 그대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내가 성인 ADHD 인지 아닌지는 아직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해당 광고에서 이야기했던 간단한 진단 리스트상의 부정적 사례와 긍정적 사례를 객관적으로 나열해 보며 나 스스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나름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나와 같이 스스로가 성인 ADHD가 아닌가 불안감에 휩싸이는 이가 있다면 무조건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말고 나의 긍정적 성공사례와 왜 내가 현재 무기력함에 빠져 계획하고 목표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왜 내가 해당 업무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지를 한번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길 바라본다.


우리는 어쩌면 복잡하고 복잡한 삶 속에서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다기보단

이를 악물고 버티고 또 버티는 시간들 속에 지쳐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보며

버티는 삶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며 오늘의 궁금증. 11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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