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새로운 시작
2022년 1월, 딩크족으로 시작한 우리 부부는 인생일대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바로 2세를 함께 맞이하기로 한 것이다.
2년의 연애기간 동안 결혼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지나가는 말이라도
자녀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고 결혼 후 3년 차가 될 때까지도 임신과 출산은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러다 2021년 11월, 남편이랑 마트를 가게 되었는데 미쳐 비닐봉지를 사지 못해, 가지고 간
코트에 물건을 싸서 안고 집으로 온 적이 있다.
멀리서 바로 보니 꼭 애기 포대기를 남편이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남편과 나 사이에 '아기가 생기면 어떨까?'
라고 처음 상상해 보았다.
그날 이후 남편의 그 모습이 머릿속에서 한 달이 넘도록 잔상으로 머물렀지만 딩크족으로 시작한
우리였기에 지나가는 말이라도 자녀이야기를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갑작스러운 나의 변심이 남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까 걱정했고, 더 나아가 나와의 결혼을
후회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무서운 생각까지 들었었다.
하지만 이미 머리와 마음에 콕하고 박힌 그 모습은 2세에 대한 나의 열망이 되었고
2021년 12월 말, 남편과 함께 22년도 계획을 세우며 나는 자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당황하던 남편은 조금의 시간을 필요로 했고 나는 한 달간 남편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한 달 동안 남편에게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2022년 1월 31일, 생각과 고민을 끝마친 남편이 결의가 가득 찬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우리 아기 가지 자, 엄마아빠가 되어보자!
남편의 결정에 얼떨떨하면서도 고마웠고 그렇게
우리는 2022년 1월, 엄마와 아빠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 물어봤을 때
남편은 빙그레 웃으며 그저 우리 닮은 아이가 세상에 있다면
삶을 살아가는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거창하고 멋있고 있어 보이는 이유는 아니지만, 남편과 첫 데이트를 하던 그날처럼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 부부는 임신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