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떡잎이 피어오르다

by 배재윤


초등학교 6학년 때 강낭콩을 심고 키우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업의 목표는 간단했다. 화분에 강낭콩을 심어서 잘 자라게 하면 되었다. 난 하루에 한 번씩 꼭 물을 주었다. 매일매일 물을 듬뿍 준다면 무럭무럭 자라겠지. 강낭콩이 빨리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새싹이 나질 않았다. ‘왜 싹을 내지 않는 거야? 분명 물을 많이 주었단 말이야.’ 씩씩거리며 화분의 흙을 파헤쳤다. 그리고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분명 심기 전엔 연둣빛을 냈는데 노르스름했다. 썩은 콩의 시큼한 냄새는 퀴퀴한 흙냄새와 뒤섞여 코를 찔렀다. 너무 억울해 눈물을 글썽거렸다.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제 강낭콩이 다 썩어버렸어요. 저는 분명 물을 많이 주었단 말이에요.” 선생님은 나에게 물었다. “일주일에 물을 몇 번 주었니?” 난 당당히 말했다. “7번이요! 분명 난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고요!” 선생님은 나를 바라보며 찬찬히 미소 지었다. “재윤아 강낭콩은 일주일에 두 번 정해진 시간에 물을 줘야 해요. 변함없이 말이야” 난 고갤 끄덕이며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그럼 저도 떡잎을 볼 수 있겠죠? 일주일에 두 번 물을 주어도 괜찮겠죠?”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살피는 마음으로 꾸준히.”




선생님의 말을 추억한다. 사랑은 마치 강낭콩을 키우는 일과 같다. 물이 부족하면 메말라버리고 너무 많이 주면 썩어버려 잎이 나지 않는다. 언제나 늘 변함없이 일주일에 두 번 물을 줘야 했다. 그럼 언젠가 당신의 마음에 고운 떡잎이 피어오르리라. 그때까지 정성껏 보살피는 일. 그게 바로 사랑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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