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휴가를 나오고 악동뮤지션 〈집에 돌아오는 길〉이란 노랠 들으며 군부대에 복귀했다. 그때 썼던 시다.
서글픈 가로등이 줄지어 나를 반기고
굽이진 산맥들이 막장에 갇힌 듯 나를 조여와
괜히 돌 하나를 무심한 듯 툭툭 차며 걸어가
그렇게 꽁꽁 언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익숙한 산 공기 걸걸대는 개 짖는 소리
뼛속까지 시린 바람이 불어올 때
내 마음이 삐걱대듯 멍든 대문도 삐걱거려
차가운 바람에 흐트러진 군복을 부여잡고
한숨을 푹 쉰 채 고개를 떨궜지
멀리서 흐르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
군부대 앞 오르막길은 고요하고 정적이 가득한데
이 마을은 웃음이 가득하네
차갑게 흐트러진 마음을 애써 부여잡고
오르막길 중간에 멈춰 섰지
고갤 들어 밤하늘을 보았어
수많은 별을 헤치고 보인 달이 참 크고 밝아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그려봤어
정겨운 고향 냄새와 부스스 맞이한 아침밥
어머니의 잔소리가 들리는듯해
눈앞의 세상이 흐려져
내가 그려낸 따뜻한 아침밥에서 나온 뿌연 김 때문일까
눈물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