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by 스틸앨리스

(모든 이들은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은 욕망이 있고,

들리지 않아도 듣고 싶은 소망이 있으며,

걸을 수 없어도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좋아하는 이병률 시인이 그토록 극찬한 조승리의 에세이를 나는 한동안 미뤄두고 있었다.

그녀는 생각하면 가슴 한편 우리한 느낌이 올라와서일까?

그러다 문득, 새벽녘 잠에서 깨어난 그 애매한 시간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페이지를 열었다.

그리고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울컥함이 또 밀려왔다.


그녀가 겪어야 했던 여행의 불편함 때문이 아니었다.

세상이 그녀에게 쌓아 올린 벽의 두께도,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말들이 만들어낸 관념의 무게도 아니었다. 나를 붙잡은 것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보지 못하는 대신 더 많은 것을 상상했고,

들을 수 없는 순간에도 마음으로 풍경을 그려내며,

한 걸음 한 걸음이 곧 여행이 되는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낸 태도였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세상의 단정이 만들어낸 무게 때문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를 붙잡은 것은

그 모든 조건을 통과한 뒤에도 무너지지 않는 태도였다.


보이지 않는 대신 더 깊이 상상하고, 확인할 수 없는 풍경 앞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받아들이는 용기. 그녀의 여행은 이동이 아니라 선택이었고,

극복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에 가까웠다.


우리는 종종 행복을 도달해야 할 상태로 착각한다.

조금 더 나아지면, 조금 더 갖추어지면 그제야 허락되는 감정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행복은 조건의 끝에 놓인 보상이 아니라,

결핍의 한가운데서도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라는 것을.


작가의 말처럼 "행복은 바라는 대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의지로 맺는 열매같은 것". 이 문장은

그제야 마음속에서 천천히 익어갔다.

그 열매는 달콤하기보다 단단하다. 쉽게 얻어지지 않기에 오래 씹게 되고, 쉽게 상하지 않기에 삶의 중심에 남는다. 행복이란 결국 ‘지금의 나로는 어렵다’는 생각을 넘어서려는 아주 작고 조용한 결심에서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


포기되지 않는 한 행복은 결코 멀어지지 않는다.

행복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오늘을 통과하려는 태도에 가깝다고.

그리고 그 태도는 각자의 조건이 아니라

각자의 의지에서 시작된다고. 누군가의 여행기에 대한 감상이자, 나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 작은 전환점이 되었다. 조승리의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는 그 순간들을 놓지 않고 즐기기를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