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까

by 스틸앨리스

어릴 적, 나는 공책에 삐뚤빼뚤 글씨를 썼다.

선생님은 종종 말하곤 했다. “글씨를 똑바로 써야지, 이래서야 보기가 좋지 않잖니.”

그때는 그 말이 맞는 줄 알았다. 반듯해야, 보기 좋아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살아온 날들이 쌓이고, 마음속 상처도, 웃음도, 바람에 스치듯 작은 기쁨도 모두 삐뚤빼뚤한 선처럼 얽히고설킨 채 나를 만들어왔다.

누구의 기준에도 딱 맞지 않는 나, 그게 사실은 더 소중하고 단단하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아간다.

바느질을 하고부터도 단정한 스티치는 스트레스가 되었고 내 작업에서도 내 성격과 고집이 느껴졌다.


이 글들은 그런 나의 고백들이다.

모난 하루를 살아도 괜찮았던 날들,

조금 어긋나 있어도 빛났던 순간들,

완벽하지 않아 더 따뜻했던 나의 이야기들.


삐뚤어져도 괜찮다. 그게 바로 나니까.

그리고 어쩌면, 그게 바로 당신이니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스며들기를. 조금은 삐뚤고,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당신의 무늬를 발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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