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기로 한날

나를 성장하게 해 준 인스타

by 스틸앨리스

언제였을까.

내 마음 한편이 늘 누군가를 힐끔거리며 살던 날들을

누군가의 화려한 발표를 보며, SNS에서 반짝이는 아침 풍경을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그리고 그런 순간마다 나는 나를 조심스레 접어 가방 한쪽 구석에 구겨 넣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래도 될까? 인스타그램이라는 창을 통해 나는 나를 보여주려 애쓰고 때론 다른 사람의 일상을 기웃거리고 있는 건 뭘까? 처음 인스타를 시작했던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10년. 팔로워가 정체됐던 시간들. 주변에선 짧은 시간 성장시키는 법과 저마다 공식을 알려줄 때, 창작자로서 내 작업에 집중해야 만 하는 고충이 있었고 답답한 마음도 많았다.


인스타를 위한 시간을 얼마나 쏟을까? 그때 나는 공식도 맞팔도 사실 허락하지 않았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즐기기로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로소 며칠 전 급속도로 팔로워가 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토록 바라던 숫자, 1만 팔로워가 눈에 들어왔다.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 두렵기도 했다. 내가 열어 둔 이 작은 세상은 이제 1만 눈으로 스치듯 바라볼 수도 있겠구나. 그 시선들이 내 이야기를 필터를 끼우거나 필터 없이 훑어보겠구나. 그런 생각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 여정의 출발점은 숫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바느질이라는 작은 취미로 시작해, 그저 내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들을 꾸준히 올리고 기록하며 걸어온 길이었다는 것을 안다.


남과 비교하지 않기로 한 날부터,

나는 매일 어제보다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비교 대신 내 작업의 성장에 집중하며, 내 속도로, 내 결대로 숲을 키워가고 싶었다.


비로소 느낌이 왔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답게 어어온 이야기들을 결국 진심의 "좋아요'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로만 채우고 싶었던 내 마음을



숫자는 언제든 늘고 줄 수 있다. 그 숫자가 뭐가 중요하리. 숫자보다 더 소중한 건, 내 작품의 성장에 내 직업의 결에 집중하며 내 속도로, 내 결대로 숲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믿음이 오늘 생겨났다. 답답했고, 정체되었다고 느꼈던 시간들, 한편으론 그토록 바라던 관심,

그 모호한 경계 속에서 마치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맞은 것 같은 날이었다.


나의 숲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창작이라는 나무를 손끝으로 짓고, 그 나무가 크기 위해 넉넉한 공간과 따뜻한 물을 주는 과정을 매일 배우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따뜻한 햇살과 적절한 비를 맞으며 나는, 그리고 내 숲은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성장시키는 중이다.


숫자에 흔들리지 않고, 오늘도 한 땀, 한 땀 내 숲을 키워가는 나를 믿는다. 그리고 그 숲은 언젠가, 누군가 지친 마음을 기대어 쉴 수 있는 따뜻한 그늘이 되어줄 것이다. 바느질이라는 취미로 마음이 쉬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나는 그 꿈 하나로, 오늘도 다시, 한 땀 한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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