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무거웠지만 꿈이 생겼다.

무거웠지만 내겐 꿈의 공작소

by 스틸앨리스


꿈꿀 땐 손에 닿지 않던 일이 꿈에서 깰 무렵 가까이 온다는 느낌이 든다.

원하는 일이 너무 간절할 땐 할 수 없었던 일이 자포자기할 무렵 우연히 찾아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땐 마냥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나를 먹여 살릴 경제적 활동이 필요했고 더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서 일거리 찾기란 녹록지 않았다.


최근 이호선 교수님의 말씀을. 듣게 됐는데 너무 공감돼서 눈물을 흘렸던 경험이 생각난다.


"당신 공장 가서 일해 본 적 있어요?"

나는 있어요.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 공장 은 지옥이에요.


그 한마디! 가 나를 울게 했다. 나도 50이 넘으니 급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단순 노동뿐이란 걸 경험해 봐서 느꼈던 감정이다. 잠깐 알바를 하던 시기, 창작자로서 살고 싶던 내 꿈이 지옥에 갇힌 기분. 그 후 나는 마음먹었었다.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고 꿈도 키우자고 , 그 후 꿈이던 그 일을, 좋아하던 그 일을 이제는 매일의 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꿈이 손에 닿은 순간부터 마음은 점점 예전 같지 않게 자주 멀어져 갔다.


어? 이게 아닌데. 아침이면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뭘 해야 하지’ 하는 마음이 먼저 달려간다. 두근거림보다 한숨이 빠르고, 설렘보다 무게가 앞섰다.

‘좋아하던 일이었잖아, 이건 내가 원하던 삶이었잖아.’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뇌며 하루를 견뎠고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들이 나를 옥죄었다.


공방 문을 열면, 작은 공간에 가득한 바느질 도구들과 천 조각들이 나를 반기고. 향긋한 커피 향이 퍼지는 아늑한 불빛 아래에서 간질간질 속삭이는 음악을 듣게 되겠지. 좋아하는 손바느질을 하며 바늘 춤을 추리라


마음먹었던 내 상상 속 그림은 하루하루 지우고 다시 그리고 지우고 또 덧칠하는 엉망진창 허름한 캠퍼스로 방치됐다.


아이러니하다. 취미일 땐 숨을 돌리게 해 주던 일이 일이 되니 이제는 숨을 조이게 했다

그토록 자유롭고 싶어 열었던 공간 안에서 나는 더 갇힌 기분이 들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 행복할 거야.”나는 그 말에 괜히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맞아요 좋죠"경제적인 것만 시원하게 해결되면요. 말끝을 흐린다.


한편으로 행복한 척 한편엔 욕심 많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꼬끝을 찡끗 거리며 미소를 잃지 않으려는 내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 행복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나를 쫓기게 하는지, 왜 이렇게 지치게 하는지.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 게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걸 느꼈다. 사람은 끊임없이 욕망하고 끝도 없이 달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란 걸 알기에 이런 내 모습 이런 내 감정도 이해가 된다.

그 모든 게 마음에 여유가 부족한 뜻이라 받아들이고 보니 나를 쪼이듯 묶어두었던 실타래가 스멀스멀 풀리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실을 꿰고 바늘을 들겠지, 이 모순과 역설 속에서 아직 다 풀지 못한 내 마음의 매듭 하나를, 조용히 어루만지면서 당연한 일을 하겠지.


나는 알 것 같다.

꿈은 이뤄진 순간부터 또 다른 숙제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숙제는,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겠지.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질문이 됐겠지.


아마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꿈을 이루려는 과정에서 한 번쯤 나의 본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진심으로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은 꿈을 이룬 것처럼 보여도 그 꿈은 잠시 손에 쥐어 있다 손을 펴는 순간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 그 꿈의 길 위에서 조금 지쳐있던 나를 멀리서 바라본다.


괜찮다. 변화무쌍한 내 마음은 보여도 변함은 없잖아 내가 원하는 당연한 일들 속에서 나에게 쉼표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는 생각을 한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