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이별 연습
살면서 가장 어렵고 어색한 일 중 하나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멀어지는 일이다. 특별한 싸움도 없었고,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조금씩, 아주 천천히, 멀어지다가 결국 서로의 삶에서 조용히 사라진다.
공방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좋아하는 소품을 만들고, 바느질하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때론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웃음으로 하루를 덮던 인연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조용해진다.
출석이 뜸해지니, 여행을 이유로, 집안에 일이 생겼다고,아이 때문에, 건강을 이유로, 다양한 조건들이 생겼다. 그도 그럴 것이 "주부들이란, 취미생활마저 맘 놓고 할 수 있는 것도 복 아니겠는가 " 잠깐 쉬다 올게요"~라던 말이 긴 공백이 되고 만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심코 지난 일상에‘그 사람’은 더 이상 나의 하루에 없었다.
처음엔 서운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혹시 내가 무심했을까, 괜한 반성을 해보기도 하고, 잠시라는 말 참 무섭게도 그 말은 "오늘이 마지막이야"~라고 해석됐기 때문이다
쓸쓸한 마음을 애써 다독여본다.
"아~요즘 어떻게 지내지? 그만둘 땐 그만둔다고 얘기 좀 해주지. 중얼중얼 나만 느끼는 섭섭함을
슬슬 흘려버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다.
모든 인연이 꼭 오래갈 필요는 없는 거지. 내 능력 부족에서 오는 부재는 아닐 거야.
서로에게 필요한 시간만 머물다 떠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럽고, 건강한 이별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때로는 다른 모습의 이별도 있다.
그동안 감춰왔던 불만을 마지막 순간에 터뜨리며 한순간에 관계를 끊어버리는 사람도 있다.‘솔직함’을 명분으로 타인의 마음을 짓밟고 떠난다.
그 순간만큼은 어른도, 예의도, 성숙함도 없다.
이별은 말보다 태도에서 성숙함이 드러나는 법인데. 성숙한 이별이란 원망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용기이고, 상대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관계를 마무리하는 절제다. 조용히 사라지는 것조차 배려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아오면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을 되돌아보았다. 머물다 간 인연에게는 감사하고, 떠난 이의 자리엔 미련을 두지 않기로. 아름다운 만남만큼, 아름다운 이별도 배워가는 나이니까.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