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하루

실수투성이 나는

by 스틸앨리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날이 있다.

그저 무탈하게, 실수 하나 없이, 무심한 듯 흘러가주길 바라는 평범한 하루.

그런데 그런 날엔 꼭 무언가가 빠지거나, 흘리거나, 놓치고 만다.


오늘은 그야말로 실수의 콜라주였다.

급한 DM 하나에 정신이 번쩍 들어 택배 상자 사진을 한참 들여다봤다

작은 원단 조각이 누락됐다는 고객님의 메시지와 사진 한 장.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하고, 다급하게 원단을 다시 챙겼다.


라벨, 단추, 조각 원단까지 확실히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 다시 울린 전화 한 통.

"선생님, 보내주신 봉투에 그 조각 원단이 또 없어요."


그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아니, 분명 챙겼는데? 손에 쥐었었는데?

설마, 택배 박스 위에만 올려두고 그대로 보냈나?

아, 맞다. 또 그랬구나. 바로 그 조각이, 다시 빠져 있었다.


얼굴이 화끈해졌다. 당황스러움과 자책, 창피함이 뒤섞인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너스레를 떨며

" 어머 저 왜 그랬을까요? 너~무 죄송해요. "

평소 없던 최대한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 조각 하나 때문에 또다시 연락한

고객님은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나는 정말 성인 ADHD 아닐까? 집중하려 애써도, 일에 몰두하다 보면 뭔가 꼭 빠뜨린다.


정리된 서랍이 금세 엉망이 되고, 스케줄을 적어놔도 알람을 끄고 다시 깜빡하고. 잠깐이면 된다고 일어난 자리에 앉아 다시 두 시간을 바느질하고 있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창이 열려 있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본다 너무 많은 걸 확인하느라 오히려 누락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분명 검수하면서 떨어뜨렸을 거야. "그렇게 나를 토닥였다.

고객님께 진심을 다해 다시 사과하고,

마음 한쪽에선 나 자신에게도 조용히 말한다.


“괜찮아. 오늘은 조금 엉망이었지만, 너는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

전화 속 고객님의 목소리에도 너그러움이 느껴졌다. '괜찮아요 바쁘신데 그럴 수 있죠, '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가 어찌나 따뜻하던지


그렇게 실수투성이 하루를 또 하나의 조각으로 남긴다. 삐뚤빼뚤하지만, 그래도 사람 냄새나는 하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