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마음 조각

by 스틸앨리스

외로움을 달래기엔 바늘뿐이었다.

천위를 가는 실은 말이 없고 재촉도 없다

그저 묵묵히 내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올 뿐이었다.


북적이던 작은 공간에 쉬운 말들과 바람 같은 언어들로. 둥둥 떠 있다 사라지고

어느 날은 세찬 바람이 되어 나를 쓰러뜨린다


나는 그 바람에 문을 닫았다.

세상은 등을 돌려도 사람은 또 오고 가고

내 마음은 공허의 세계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오늘도 나는 말없이 실을 꿰고

실로 나를 꿰매 본다. 찢긴 자리 구멍 난 흔적들을 실로 오고 가는 사이 그 무늬는 나만 아는 언어가 된다.


​나는 천과 실이 만들어내는 언어에 흠뻑 취해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누구도 못 믿을 세상에서 유일한 벗을 삼았다.

손끝에 바느질만큼은 한결같았다.

감성 한 땀, 숭덩숭덩 내 손바느질~ 숨 쉴 구멍이라도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