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

by 스틸앨리스

I.AM

나는 오전 9시 출근해서 퇴근 전까지는 꼬박 앉아서 바느질을 해야하는 사람이다.

보통 공방을 운영한다면 다들 그렇게 하겠지만 나란 사람은 하루라도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안드는 그런 사람인지라, 손으로 실을 꿰고 숭덩숭덩 손바느질을 하다, 또는 서서 원단을 재단하다가도 문득 밖으로 뛰쳐 나간다.


잠시 숨쉴 넓은 공간이 필요한 순간 걷거나 익숙한 카페 때론 낯선 공간으로 이동을 하곤 한다.

그런 나에게 유일한 휴식,잠시 걷고 산책하며 밀린 일거리를 의식적으로 내려놓는 나.

그런나에게 근처 공원이 있다는 것도 행운이고, 대학교 근처라 커피값이 착한 카페가 많다는 것도 행운이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 공간과 그일에서 떨어져 있고 싶은 순간들에 갈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싶다가도 문득, 그런 내가 진심 일에 몰입하고 있지 않는것 같아 의문일때도 있다.


나란 사람은 세상 근심이 많아서일까?아니면 그 한가로움을 즐기고 싶은 철없는 사람일까?


"네가 지금 이렇게 한가롭게 쉴 수 있어?"

귓가에서 나를 다그치는 작은 소리가 들린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그도록 좋아하는 일이 두려워 도망치고도 싶고 도망갔다가도 바느질이 그리워 다시 작업실로 돌아올때면 "이게 뭐야~"


나란 사람은 바람처럼 흩날리고 싶은 마음과 실처럼 단단히 묶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매일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것 같아 헛웃음이 난다.


(I.Am ) 그런 나를 있는그데로 인정해주고 하루동안 오고간 바늘땀을 바라본다

완벽하지 않은 설렁한 내 손바느질에서 하루 이틀 그동안의 내 모습이 보인다.

다시 매듭을 짖고 다시 나를 이어가볼까?





-이글의 메세지 -


‘도망치고 돌아오는 마음에 대하여’


이 글은 창작자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도피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저자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바느질)을 매일같이 반복하면서도, 문득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나른함이나 방황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는 고요한 힘 뒤에는, 때로 그 일조차 감당하기 벅차게 만드는 감정의 파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도망친 그곳에서조차, 결국 다시 실과 바늘이 그리워진다. 본질적인 양면성, 즉 ‘좋아하는 일임에도 가끔은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벗어나도 결국 그리워지는 마음’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창작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현실을 사랑하면서도 피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고, 그런 스스로를 인정하며 다시 자리에 앉을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이 글은 창작자이자 인간인 우리가, 도망치고 싶을 만큼 애틋한 무언가를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말없이 전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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