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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우 Aug 04. 2016

#183 지금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면

달리기를 하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멈추어버렸다

법륜스님이 강의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낮에는 이렇게 사람들 만나고 좋은 이야기 들려주고 글쓰고 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해놓고서는, 밤이 되어 혼자 방 안에 있을 때는 '아이고 외롭다, 아이고 불행하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하고 괴로워한다면 그게 맞는 일이겠어요? 그건 아무리 낮에 좋은 공헌을 많이 한다 하더라도, 자기 일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봉사도 좋고, 강연도 좋고, 통일 운동하는 것도 좋지마는, 내가 해야할 가장 첫번째 일은, 우선 내가 행복한 겁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달리기를 하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멈추어버렸다.


자기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는 이따금 스스로를 추스리려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본다. 그런 경우에 대개 직업이나 역할이 일의 기준점이 되곤 한다. 이를테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프랭클린 플래너에는 주간 계획을 세우기 전에 자신의 역할을 먼저 적도록 되어 있다. 직업적인 역할, 사회적인 역할, 가족 안에서의 역할 등등. 그 역할이라는 빈 칸에 우리는, '학생', '디자이너', 'OO의 남편', 'OO의 엄마', 'OO 모임의 회장' 같은 말들을 예쁜 글씨로 정성껏 써넣고, 그것을 일러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좋은 이야기다. 직업을 그저 돈벌이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소명이라고 받아들인다면, 가족 안에서의 할 일 역시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보다 충만하게 변해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소명'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하고.
어쩌면 우리는 수많은 이름들에 치여, 해야 할 일들의 TO-DO 리스트에 쫓겨,
가장 중요한 일은 놓치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존 레논John Lennon 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다섯살 때 엄마는 항상
인생의 열쇠는 행복이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 학교에서는 내게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What I want to be) 물었다.

내가 '행복'이라고 쓰자(I want to be happy), 그들은 내가
숙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didn't understand the assignment)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너희는 인생을 이해하지 못했어(didn't understand life)라고 말해주었다.


그렇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아무리 많은 것을 배우더라도
우리는 인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기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게다. 


지금, 바로 여기서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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