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맛볼 수 있을까 노르웨이 집 밥
오슬로는 작은 도시입니다.
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더군다나 늘 살기 좋은 나라 1위로 꼽히는 그런 나라의 수도치고는 정말 작고 소박하고 조용합니다.
오슬로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기도 하는데, 우리로 치면 남산 타워에 올라가 서울을 바라보며, 여기가 옛날 4대문 안 서울이구나.... 하고 생각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이 그렇듯, 시내의 도로들도 돌로 만든 오래된 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신주도 나무로 되어 있었고요.
그렇게 조용한 곳에서 아우의 일상을 따라서 고즈넉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이 무엇보다 좋았네요.
아침에 일어나 느긋하게 밥을 먹고, 집 앞 도로를 달리고, 마트에 가서 구경을 하고..
돌아와 다시 이곳으로 복귀하고 보니 그런 일상들이 눈에 선합니다.
물가가 비싸다보니, 또 저녁 식사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노르웨이 사람들이다보니, 거의 모든 끼니를 집에서 해먹어야 했던 아우는 1년 만에 요리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더군요. 옛날에는 제가 '형아 정식'.. 이라고 너구리 라면에 계란 후라이만 해줘도 맛있게 먹더니, 이제 아주 눈이 높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집밥 위주의 사진들 나갑니다.
아우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작은 전철역에서 내려 10분 못 되게 걸어가면 집들이 나오지요.
아우가 열쇠로 문을 안 잠그고 다니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 근방 1킬로 안에 나보다 못 사는 사람은 없을껴.' 라고 하더군요;;
아침밥은 늘 찬밥으로 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사진은 한 장 밖에 못 올리지만(용량 탓)..
게살 죽, 계란 죽, 파프리카 죽...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든 것은 아우..)
밥을 먹고 나면 학교에 갑니다.
여기가 오슬로대 도서관이구요
저렇게 서가와...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네 도서관과 가장 다른 특징 몇 가지.... 무엇일까요.
1. 공부하는 연령대가 다양했다.
2. 문제집을 푸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3. 수험생처럼 보이는 사람 역시 한 명도 없었다...
바로 옆에 '승정원일기' 전집이 꽂혀 있어 신기해서 찍었습니다.
대학은 어디나 자유롭지만, 저긴 확실히 더 그렇더군요.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쓰는 일도 덜하고..
이를테면 그냥 도서관 계단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사람도 있고..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도서관 로비 바닥에 앉아 맥북으로 작업을 하는 학생도 있고..
팟캐스트에서 말씀드린, 어슬렁 거린 검은 개 입니다...
전철에 저렇게 큰 개가 혼자 탔는데,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고..
전철이 5~10분을 정차하며 저 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논의하더군요.
지시를 받은 후, 문 밖으로 내보낸 어슬렁 검은 개..
이것은 홀멘콜렌 스키점프대 입니다.
저는 그저 집에서 나와 주변을 조깅하다가,
어.. 이건 뭐지... 하고 들르게 되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1892년에 개장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스키점프대이더군요.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는 그 종목..
실제로 보니 어마어마 했습니다.
스키점프대의 중간 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
100미터 이상을 부웅 날아가는 것이니까...
인간의 능력이란 정말 어마어마 하지요.
이번에는 다른 의미에서 어마어마한 사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오슬로 대 입구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선물 꾸러미를 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신제품 홍보... 같은 것이지요.
안에 과자 같은 것들이 들어있겠거니, 해서 받았는데...
웬걸.
이것이 봉투 하나 안에 들어 있던 물건들입니다.
홍보물품 정말 튼실하네요.
자, 이번에는 마트 사진 좀 나가겠습니다.
저는 여행가서 쇼핑을 즐기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마트 구경'은 굉장히 재미있어 합니다.
여기는 물가가 어떻게 되나, 살펴보는 것도 좋고요.
과일, 야채도 이렇게 많습니다.
이건 반찬 코너.
무게를 달아서 파는가 봐요.
MENY/ KIWI/ REMA 1000 이라는 노르웨이에서 대표적인 마트 브랜드 세 곳을 모두 가 보았습니다.
결론은 뭐.. 마트의 구조 자체는 우리와 큰 차이가 없어요.
하이네켄이나 콜라, 프링글스처럼 전 세계 공통(?)적인 상품도 있고요.
여기선 양 다리를 저렇게 파는 것이 놀라왔는데,
하긴 우리나라 정육점에서도 돼지 머리라던가... 퍼런 도장이 척 찍힌 돼지 몸통을 볼 수 있으니까..
확실히 고기나 해산물은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싼 것 같았고요.
치즈, 버터는 확실히 쌌습니다.
그리고 빵.. 빵은요.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크림빵, 단팥빵.. 이런 맛난 빵들은 몇 개 없고 그저 벽돌 식빵만 다양한 종류로 엄청 많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빵 옆에, 빵을 써는 기계가 있지요.
물론 썰지 않고 가져와도 됩니다.
이렇게요.
빵은 한 덩어리에 6천원 꼴이었는데, 크기나 밀도나 퀄리티로 볼 때, 우리나라 빵보다 싼 겁니다.
저런 빵을 판다면 늘 저것만 먹겠습니다만...
이것은 동생이 맛있다고 사준 바닐라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이 꿀처럼 입에 붙더군요. 찰기가 있어요.
노르웨이는 아이스크림이 확실히 맛있습니다. ㅎㅎㅎ
아이스크림 뒤쪽으로 노란 포스트잇들 보이시나요.
저것은 아우가 요리를 해주려고 적어두었던 메뉴들 입니다.
소고기 스테이크, 연어 스테이크, 파스타 종류별로, 타코, 양파 수프 등등등...
웬만큼 다 먹고 왔습니다.
그리고 스테이크들을 먹다 보니 역시... 라면이 먹고 싶더군요.
아무런 아쉬움 없이, 그저 설거지를 하는 수고 정도로,
노르웨이 집밥(?)을 잘 먹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언제 또 갈 수 있으려나요.
마지막으로 집밥 사진들 나가면서 음식 총정리.. 를 마치고자 합니다.
눈에 밟히네요. ^^